[직썰 / 최소라 기자] 헌법재판소가 4일 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 국면은 끝이나고 조기대선 국면으로 전환됐다. 증권가는 이번 결정으로 금융시장의 빠른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선고문 낭독이 시작된 오전 11시 정각부터 판결을 마무리한 11시22분 코스피는 상승세를 보이며 11시 13분경 2506.71을 회복했다. 이후 변동성이 커지며 2400대로 다시 하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졌다.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원화 강세의 기대감은 커졌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로 인해 달러 약세가 나타나며, 환율은 전일보다 16.5원 하락한 1450.5원으로 출발했다.
오전 11시께 탄핵 기대감이 정점에 달하면서 한때 전날보다 36.8원까지 떨어진 1430.2원을 기록했다. 2022년 11월 11일(59.1원) 이후 2년 5개월만에 일일 최대 낙폭이다.
이날 주간거래 기준 원달러 환율 마감가는 전날 대비 32.9원 하락한 1434.1원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역시 돈은 거짓말 안한다”, “이제 나라가 정상으로 돌아가는건가” 등의 대화가 오고갔다.
앞서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금융시장은 위기를 겪었다. 계엄 직후 코스피는 5%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고공행진 해 왔다.
탄핵 정국이 길어지고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로 인해 코스피는 2500선이 무너졌다. 환율은 1500원 돌파 우려가 가시화 되기도 했다.
이번 탄핵 인용 결정은 금융시장에 긍정적이다. 정치적 리스크에 민감한 환율이 안정화 되면서 외국인 수급 개선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코스피 반등 탄력 강화가 점쳐진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탄핵 국면에서 정치적 리스크와 코스피는 궤를 같이 하는 흐름이 관찰됐다”면서 “2017년과 같이 코스피의 상대적 강세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헌재 탄핵 인용에 따른 한국 금융 시장에 대한 영향은 원.달러 환율은 하락, 한국 장기 금리는 상승압력, 코스피는 하단 상승 요인, 상승 모멘텀 확대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추경 추진도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일 결정으로 막혀있던 재정정책 동력은 추경을 중심으로 6월 초 예정된 대선국면까지 확대될 전망”이라면서 “20조원 가량의 추경이 실시될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 2013년과 2015년 각각 19조원(GDP대비 1.2%)와 14.9조원(0.9%)의 추경이 편성됐고 경제성장률 제고 효과는 두 경우 모두 0.3%이었다.
윤 연구원은 “현재 한국 재정승수는 0.25~0.30 전후이며, GDP의 1%(30조원 내외) 추경 편성되어야 올해 GDP 성장률 0.3%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조원 규모의 추경이 시행되면 한국 경기 모멘텀이 강해질 전망이다.
경기 부양 기대는 계엄 사태 이후 무너졌던 소비심리와 투자심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도 소비심리 지수가 급반등한 바 있다.
무너진 경기를 살리는 정책이 본격화 되면 증권가는 내수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재정지출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소비재와 유통, 건설 등 내수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치적 리스크는 일부 해소됐지만 전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상호관세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되면서 증시의 부담감은 여전히 남아있다.
향후 협상을 통해 조절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의 상호관세 25% 부과로 인한 한국 수출이 10%대 이상 감소할 경우 올해 성장률 1% 중반에서 0% 후반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
한편 이번 대통령 파면으로 60일 내 대선을 치러야 한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7년 3월 10일 파면된 후 60일째인 5월 9일에 조기 대선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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