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나라 기자] 올해부터 남녀 육아휴직 사용률 공시를 의무화한 가운데 지난해 카드업계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절반을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 중에서는 롯데카드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62% 가장 높았다. 또한 육아휴직 사용에 있어서도 남녀 직원간의 격차는 여전히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4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BC카드)의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률 평균은 45.7%로, 2023년(47%) 대비 낮아졌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제5차 인구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하고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기업도 올해 3월부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육아휴직 사용률을 공시하는 것을 의무화 했다. 이는 직원들이 일과 가정을 모두 균형 있게 유지할 수 있도록 기업들이 얼마나 배려하고 있는지를 수치화한 것이다.
육아휴직 사용률은 당해 출생일인 자녀가 있는 근로자 수에서 당해 출산 이후 1년 이내에 육아휴직을 사용한 근로자의 수를 나눠 계산한다. 또한 이는 배우자의 직장 및 소속 여부 등에 관계없이 지난해 출생 자녀를 가진 직원이면 육아휴직 대상에 포함된다.
카드사 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높은 카드사는 롯데카드였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률은 62.7%로, 2023년(58.5%)대비 4.2%포인트(p)가 늘었다. 하나카드가 61%로 뒤를 이었으며 이어 우리카드(58%)·현대카드(55.6%)·삼성카드(45%)·KB국민카드(41.4%)·BC카드(21.7%)·신한카드(20%) 순이었다.
다만 유아휴직 사용에 있어 남녀 직원간의 사용 격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 직원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88%(8개사 평균)에 달하는 반면, 남자 직원들의 사용률은 10%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다.
고용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남성 육아휴직자는 4만1829명으로 전체 31.6%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카드업계에 종사하는 남성직원의 유아휴직 비중이 전체 평균에도 못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드사 중에서는 하나카드가 18%로 남성육아 휴직 비율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이 역시 전체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이어 현대카드(16.7%)·롯데카드(13.6%)·KB국민카드(10.5%)·BC카드(7.1%)·우리카드(7%)·신한카드(6.3%)·삼성카드(6%) 순이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남성직원의 육아휴직에 대해 예전과 달리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이뤄진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여전히 남성직원이 육아휴직을 쓰는데 부담이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국회미래연구원에 따르면 출생아 100명당 출생아 부모 중 육아휴직을 사용한 사람의 수는 2010년 기준 여성 10.1명, 남성 0.1명에 불과했으나 2022년에는 여성 30.0명, 남성 5.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안수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육아휴직 가능 대상자 중에서 출산 당해 연도에 육아휴직을 사용한 비율은 여성의 경우 2010년 40.6%에서 2022년 70.1%로 크게 증가했고, 남성의 경우 2010년에는 0.2%로 거의 활용하지 못하던 수준에서 2022년에는 6.8%로 유의미한 수치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현장(특히, 중소기업체)에서는 육아휴직 대체자를 구하기 어려운 문제, 이로 인해 주변 동료들에게 업무가 전가되는 문제 등으로 여전히 육아휴직을 마음 놓고 사용하기 어려운 근로자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가정양립 제도의 확대와 함께, 제도의 효과적 사용을 위해 가족 친화적인 조직문화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스웨덴·아이슬란드·노르웨이 등은 남녀 육아휴직 할당제를 채택하고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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