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발의한 관세 정책이 이제 반도체 업계까지 그 영향을 확대하며 국내 산업계의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예정된 일정은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관세 영향에 대한 조정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3일(현지 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반도체와 의약품 등에 대해서도 별도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발표된 상호관세 부과 대상 품목 리스트에는 반도체가 포함되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으로 언제든 관세 적용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백악관공동취재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가는 대통령전용기에서 취재진들에게 “반도체에도 매우 조만간(very soon)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며 현재 내부적으로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표에 국내 반도체 업계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은 한목소리로 당혹스러운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차분히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서 내부 협의 중이며 현재로써는 어떤 공식 입장도 내놓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와 별개로 전 세계 국가에 최소 10%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대미 무역흑자가 큰 국가들엔 더 높은 관세율이 적용됐는데 한국에는 25%가 부과됐다. 상대국이 상호관세 인하나 철회를 원한다면 대가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는 입장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관세율 문제의 구체적 영향을 두고 정부 차원에서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발효 이후에 구체적인 정책 방향이 확정되는 대로 유연하게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주력하고 있는 HBM4 12단 샘플은 이미 제공된 만큼 하반기 양산 준비는 차질 없이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다만 관세 부가로 인한 가격 변화나 공급 조정 문제는 현 단계에서 언급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조건부로 관세 협상을 진행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상대국이 매우 경이로운 제안을 한다면 관세 인하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중국이 틱톡 강제매각에 동의할 경우 관세를 인하해줄 수 있다는 것을 예시로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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