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맛’이라 불리는 카이막(Kaymak)은 그 이름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따뜻한 빵 위에 올려진 하얀 크림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우유의 고소함이 진하게 농축된 풍미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 카이막에 대해 알아보자.
귀한 음식 '카이막'
카이막은 튀르키예를 비롯한 중앙아시아, 발칸 반도, 중동 지역에서 사랑받는 전통 유제품이다. 우유를 천천히 끓여 표면에 떠오른 지방층을 모아 굳힌 것으로, 생크림과 버터 중간쯤에 위치한 식감을 가진다.
카이막은 유목민들이 우유를 오래 보관하려고 고안한 방법에서 비롯됐다. 소, 양, 염소, 물소 등의 젖으로 만든다. 특히 물소 젖으로 만든 카이막은 지방 함량이 높아 더욱 진한 맛을 낸다. 튀르키예에서는 아침 식탁에 자주 오르고, 손님을 대접할 때도 빠지지 않는 귀한 음식으로 여겨진다.
카이막 만들기, 생각보다 쉽지 않다
카이막을 만드는 과정은 꽤 까다롭다. 바로 '우유' 때문인데, 카이막은 갓 짜낸 생우유로 만들어야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온다. 하지만 한국에서 먹는 우유는 이미 소독한 상태라 제대로 된 맛을 내기 어렵다.
전기밥솥과 생크림을 활용하면 최대한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다. 먼저, 우유 1리터와 생크림 1리터를 섞어 전기밥솥에 넣는다.
보온 기능을 켜고, 12시간 동안 숙성시킨다. 숙성이 끝나면 뚜껑을 덮거나 랩을 씌운 채 24시간 냉장 보관한다. 이제 굳은 표면을 조심스럽게 걷어내고, 돌돌 말면 우리가 아는 그 카이막이 완성된다.
고소함과 부드러움의 끝판왕
카이막은 우유의 고소함을 그대로 농축한 듯 진하면서도 부드럽다.
2019년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서 요리연구가 백종원이 '천상의 맛'이라 극찬한 이래, 한국에서도 그 풍미가 화제가 됐다. 입에 넣으면 크림치즈처럼 쫀득하면서도 생크림처럼 사르르 녹는 식감이 특징이다.
카이막만 먹으면 유지방의 진한 맛 때문에 다소 느끼할 수 있다. 하지만 꿀이나 잼을 곁들이면 놀랄 만큼 잘 어울린다. 튀르키예에서는 주로 최상급 벌꿀과 함께 먹는데, 고소함과 달콤함이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느끼한 맛을 꺼리는 사람도 빵에 얹어 먹어보면 금세 빠져들게 된다.
카이막 먹는 법, 이렇게 먹어보자
카이막은 주로 빵에 발라 먹거나 꿀을 뿌려 디저트로 즐긴다. 튀르키예에서는 시미트라는 둥근 빵과 함께 먹는 게 일반적이다. 시미트의 바삭한 겉면과 쫄깃한 속이 카이막의 부드러움과 잘 어울린다.
한국에서는 바게트나 토스트처럼 바삭한 빵과 함께 먹기 좋다. 카이막을 차갑게 보관했다가 살짝 녹여 바삭한 빵에 올리면 마치 앙버터 같은 느낌을 낸다. 꿀뿐만 아니라 견과류나 피스타치오 가루를 곁들이면 고소한 맛이 더욱 살아난다.
보스니아에서는 우슈팁치라는 짭짤한 도넛과 함께 즐기기도 하는데, 색다른 맛을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조합이다.
칼로리와 영양소, 얼마나 들어 있을까
카이막은 고지방 유제품이라 칼로리가 높다. 영양제 맞춤 분석 서비스 '필라이즈'에 따르면, 100g당 약 400~550kcal다. 지방 함량은 50~70g으로, 대부분 포화지방이다. 단백질은 2~4g, 탄수화물은 1~3g 정도다.
카이막은 칼로리와 지방 함량이 높아 과식할 경우 체중 증가나 심혈관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카이막, 보관이 중요한 음식
카이막은 보관이 생명이다. 냉장 보관 시 최대 1주일 정도 두고 먹을 수 있지만, 가능하면 4일 안에 먹는 것이 좋다. 카이막은 공기와 접촉하면 쉽게 상하기 때문에 반드시 밀폐 용기에 담아 0~4도의 저온에서 보관해야 한다.
냉동도 가능하지만, 해동 후 식감이 변할 수 있어 권장하지 않는다. 유통기한이 짧은 만큼 만들자마자, 혹은 구매 직후 빠르게 먹는 것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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