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유종 염주알다슬기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환경부는 이 종을 4월 ‘이달의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선정했다. 발표는 지난달 27일에 나왔다.
염주알다슬기는 2012년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분류돼 있다. 포획, 채취, 훼손, 사망에 대해 법적 보호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반 다슬기와 외형이 비슷해 무분별하게 채집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비슷하다고 다 같은 건 아니다… 혼획 위기의 염주알다슬기
다슬기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소비되는 민물 생물이다. 탕, 무침, 장아찌, 국수 고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된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여겨지면서 지역 재래시장이나 식당에서는 연중 꾸준히 유통된다.
국내 소비량이 적지 않은 만큼, 개인 채집도 많고 수요에 따라 대량 채취도 이뤄진다. 염주알다슬기가 이 과정에서 혼획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염주알다슬기는 한탄강, 남한강 상류처럼 물살이 빠른 중·북부 하천에 서식한다. 성체 크기는 높이 1.4cm, 너비 1.2cm 정도다. 껍데기 바깥은 흑갈색, 황록색, 적갈색처럼 서식지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안쪽은 흰색이다.
표면에는 염주알처럼 굵은 돌기가 뚜렷하게 박혀 있다. 일반 다슬기는 원뿔형에 가깝고 돌기가 거의 없거나 매우 작다. 형태만 보면 차이가 있지만, 실제 물속에서는 구분이 어렵다.
3월부터 11월까지는 내수면어업법에 따라 다슬기 채취가 허용된다. 이 시기 동안 염주알다슬기까지 함께 잡히는 일이 늘어난다. 생업이든 취미든, 판매 목적이든 상관없다. 보호종이라는 인식 없이 채집이 반복되고 있다. 구별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기후와 개발, 그리고 혼획… 멸종위기는 이미 시작됐다
염주알다슬기를 위협하는 원인은 채집만이 아니다. 기후변화로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하천의 수위와 수질이 불안정해졌다. 물살이 급격히 바뀌고, 바닥에 쌓였던 유기물이 한꺼번에 쓸려 나가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이 종은 부착조류나 퇴적된 유기물을 먹고 살기 때문에 서식 환경이 조금만 달라져도 생존이 어렵다. 여기에 골재 채취 등 하천 개발이 겹치며 서식지 파괴가 가속되고 있다.
바닥을 이루는 돌과 자갈이 사라지면, 염주알다슬기가 붙어 살아갈 공간 자체가 사라진다. 형태가 비슷한 일반 다슬기와 함께 채집되는 혼획도 개체 수를 줄이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채집, 환경, 기후가 동시에 작용하며 생존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잘못 잡으면 최대 벌금 3000만 원까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은 법으로 포획, 채취, 훼손, 사망이 금지돼 있다. 염주알다슬기를 허가 없이 잡거나 죽일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생김새가 익숙하고 흔하게 보인다고 해서 책임이 면제되지는 않는다. 국립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 누리집에는 염주알다슬기와 일반 다슬기의 구별법이 안내돼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를 참고하고 채집을 피하는 사례는 드물다.
채집망에 함께 들어온다고 해도, 모른 채 가져가선 안 된다. 구별하지 못한 채 잡으면 바로 법 위반이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