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부문에서 선전하는 토스증권을 키움증권이 견제하기 시작한 양상이다. 키움증권 엄주성 대표는 최근 토스증권을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그도 그럴 것이 토스증권은 키움증권에 ‘눈엣가시’같은 존재가 돼버렸다. 토스증권이 해외주식 사업 개시 3년 만에 무서운 성장세로 키움증권을 바짝 뒤따르고 있어서다.
두 증권사가 우열을 가릴 수 있는 부문은 아직까지 해외주식 정도뿐이다. 다만 토스증권이 단시간 시장 상위권에 진입한 만큼 리테일 1위 키움증권은 경계를 늦출 수 없다.
“토스증권 견제한 키움증권이 논란될 만한 발언”
엄 대표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키움증권 정기 주주총회에서 토스증권 커뮤니티를 폄훼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엄 대표는 키움증권 커뮤니티 강화 방안을 묻는 주주들의 질의에 토스증권 커뮤니티는 리딩방 같다는 외부 평가도 있다며 키움증권은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으려 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참석자 중에선 엄 대표가 토스증권을 저격하는 맥락으로 발언한 게 아니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논란은 여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워딩 자체로는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토스증권의 점유율 등을 보면 키움증권이 신경 쓸 수밖에 없고 선후 관계를 보면 이미 견제하고 있는 중에 논란이 되는 발언이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해외주식서 매서운 성장세 보인 토스증권
키움증권과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부문에서 순위를 겨루고 있다. 늦게 출발한 토스증권이 리테일 1위 키움증권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는 이야기다.
토스증권이 해외주식 위탁매매 서비스를 출시한 건 지난 2021년 12월이다. 그럼에도 후발주자인 토스증권의 지난해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이익은 2080억원으로 키움증권(2088억원)과 8억원 차이에 불과하다.
또 주목할 만한 점은 토스증권의 해외주식 거래대금 성장률이다. 지난해 토스증권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는 전년 대비 무려 212% 증가했다.
토스증권의 지난해 11월 한 달간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30조5400억원으로 전달 대비 약 9조원(43%) 늘었다. 11월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연초 대비 430%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해외주식 투자자도 5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토스증권은 “주식 모으기 수수료 무료화, 투자자들이 건전한 토론이 가능한 커뮤니티 등이 토스증권의 거래 활성화를 주도했다”고 강조했다.
키움증권, 해외주식 실적 부풀리기 논란 재조명
외화증권 위탁거래 수수료 관련 업계 상위권에 진입한 토스증권을 키움증권이 의식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지난해 외화증권 위탁거래 수수료 순위를 살펴보면 키움증권이 3위, 토스증권이 4위였다.
하지만 해외주식 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도 나오면서 실제로 키움증권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과도하게 토스증권 등 경쟁사를 견제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측면이 없지 않다.
키움증권이 지난달 발표한 IR(기업설명) 보고서 관련 해외주식 거래대금 등을 과장된 수치로 작성했다는 지적이 앞서 나왔다. 매수와 매도금액의 차익이 아닌 단순히 매수와 매도를 합산한 방식을 사용하면서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히어로 멤버십’ 이벤트는 키움증권에서 집계하는 해외주식 거래량이 부풀려질 수 있다는 의혹을 낳았다. 이는 매수와 매도 금액을 합산한 거래대금이 월 200억원 이상이 되면 50만원을 리워드로 제공한다는 내용인데 매수‧매도를 반복적으로 실행하면 거래금액 기준에는 도달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키움증권은 이같은 방식이 문제가 되자 자전거래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종목들을 이달부터 이벤트 실적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한편 키움증권 관계자는 엄 대표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더리브스 질의에 “(토스증권을 저격하는) 그런 맥락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해외주식 거래대금 부풀리기 의혹에 관해선 “투자자들이 시장 상황을 알 수 있도록 표기한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답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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