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국립서울현충원에 식재된 벚나무 10그루 중 9그루는 일본산 벚나무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를 진행한 단체는 벚나무를 우리나라 자생 왕벚나무로 교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단법인 왕벚프로젝트2050(회장 신준환)은 3일 올해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춰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경내의 벚나무 종류들을 현장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일 진행된 해당 조사에는 (사)왕벚프로젝트2050, (사)한국교사식물연구회(회장 박성희), 한국의재발견식물탐사대(대장 이갑수) 등에서 조사원 24명이 참여했다.
결과를 살펴보면 현충원에 자라고 있는 565그루의 벚나무들 가운데 일본 원산 일본왕벚나무(소메이요시노벚나무)가 가장 많은 273(48/3%)그루였다. 뒤이어 일본 원산 처진올벚나무가 246그루(43.5)였다. 일본 원산의 일본왕벚나무와 처진올벚나무가 현충원 전체 벚나무의 91.8%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처진올벚나무는 올벚나무와 유사하지만 가지가 밑으로 처지는 서로 다른 변종으로 우리나라에는 자생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 원산 벚나무 종류로 벚나무 23그루(4.1%), 잔털벚나무 6그루(1.1%), 올벚나무 4그루(0.2%) 등이 최근 현충원에 식재됐으나 전체의 5.4%에 불과했다. 일본왕벚나무처럼 크고 아름다운 꽃이 피는 제주도 특산 왕벚나무는 한 그루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준환 회장은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계신 현충원이지만 예상대로 자생 왕벚나무는 한 그루도 없고 일본 원산 일본왕벚나무와 처진올벚나무가 대부분”이라며 “특히 처진올벚나무가 수양벚나무로 불리며 마치 우리 자생 나무처럼 포장돼 시민들에게 알려지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 조사한 현충원은 물론이고 이충무공과 관련 있는 진해, 국회, 고궁, 고도 등에 심은 일본 원산 나무들은 관심을 가지고 교체해야 한다”며 “이들 지역에서 수명이 다한 일본왕벚나무부터 우리나라 특산 왕벚나무로 교체하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일본 나무를 심으면 안 된다는 것이 아닌 최소 국회, 현충원, 유적지, 군사시설 등만큼은 우리나라 특산 왕벚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앞으로 군산, 구례, 부산, 영암, 제주, 하동 등의 벚꽃명소와 왕릉, 유적지 등에 심은 벚나무 수종을 조사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자생 벚나무류 전국 분포 현황과 특성조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한편 왕벚프로젝트2050은 산림청 소속 사단법인으로 2022년 2월 국내외 벚나무류의 조사, 연구, 홍보는 물론 자생 왕벚나무를 널리 보급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회장은 국립수목원 신준환 전 원장이, 부회장은 한국자생식물원 김창열 전 원장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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