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산 등 수입품에 25% 상호관세 부과···글로벌 무역전쟁 본격화

상호관세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직썰 / 곽한빈 기자] 미국 정부가 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생산돼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글로벌 무역전쟁이 본격화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직접 연설을 통해 이 같은 방침을 밝히며, “미국의 산업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번 상호관세는 미국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거나 비관세 장벽을 설정한 국가들에 대한 보복 성격으로, 기본관세(5일부터 시행)와 ‘최악 국가’에 대한 개별 관세(9일부터 시행)로 구성된다.

국가별 관세율은 중국 34%,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 유럽연합(EU) 20% 등이며, 한국에도 기본 상호관세율인 25%가 적용된다.

국가별 관세율은 중국 34%,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 유럽연합(EU) 20% 등이며, 한국에도 기본 상호관세율인 25%가 적용된다.

다만 백악관은 상호관세가 모든 품목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같은 날 배포한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이미 별도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 기존 232조 조치 대상 품목에는 중복 적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상호관세 미적용 품목으로 구리, 의약품, 반도체, 목재, 금괴, 에너지 및 미국 내 생산이 불가능한 특정 광물 등도 예외로 분류했다. 의약품과 반도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부터 관세 부과 대상으로 거론했던 핵심 품목인 만큼, 정책적 유연성을 확보한 채 추후 조정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납세자들은 50년 넘게 갈취당해왔다”며 “오늘 우리는 마침내 미국을 앞세우기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미국의 황금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 일본을 거론하며, “비(非)금전적 무역 장벽이 매우 악질적”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국가별 상호관세율.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이에 따라 미국은 일부 국가 및 품목을 넘어 사실상 모든 수입품에 전면적인 관세를 부과하게 됐으며, 글로벌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유럽연합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즉각적인 보복 조치를 예고하면서, 자유무역을 기반으로 한 국제 통상 질서에도 중대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있어 대부분의 품목에 관세가 부과되지 않으나,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앞서 발표한 연례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한국의 비관세 장벽을 문제 삼았다. 보고서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규제 ▲디지털 무역 제한 ▲국방 분야 절충교역 등이 명시됐다.

미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1월 미국의 전체 수입 중 3.4%를 차지하며 10위권 교역국으로 집계됐다. 상위에는 멕시코, 중국, 캐나다, 독일, 일본 등이 포함돼 있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에서 557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으며, 이는 역대 최고치다.

한국의 주요 대미 수출 품목은 ▲자동차 ▲반도체 ▲석유제품 ▲배터리 등으로, 고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수출 산업 전반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