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차세대 반도체 집적회로 자동화, 최적화 프레임워크 개발”
반도체 트렌드에 맞춰 미래형 기술 개발
인공지능 기반의 EDA와 CAD로 기술 선도하고자 노력
세계 반도체 주도권의 향방이 시계 제로인 상황, 정말 작은 기술력의 차이가 국부(國富)를 가를 수도 있다. 반도체 기술 초격차 시대에 연구자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설계, 공정, 테스트 어느 분야에서 건 기술력의 차이를 만들어내고자 수많은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그중 설계와 공정의 사이인 physical design이라는 희소성이 큰 분야를 다루는 신진연구자인 박희천 UNIST 교수의 활동이 눈에 띈다. 그는 인공지능 기반의 EDA(전자설계자동화)와 CAD(컴퓨터이용설계) 연구를 진행하며 기술의 흐름을 선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반의 반도체 설계 연구
얼마나 작은 칩 안에 얼마나 많은 회로를 담아낼 수 있느냐가 집적회로의 방향성이다. 그 방향성을 따라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더군다나 인공지능 시대를 선점하고자 하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며 반도체 산업에는 보이지 않는 총성이 오가고 있다. 박희천 교수는 디지털 회로와 VLSI(Very Large Scale Integration, 초고밀도집적회로)에 대한 EDA(전자설계자동화)와 CAD(컴퓨터이용설계)를 연구하는 서울대 연구실에서 석박사 통합 과정을 졸업하고, 미국 Georgia Tech에서 2년간 박사후연구원으로 있으면서 3D IC, 2.5D IC 등 수직 적층 기반의 차세대 집적회로 구조에 대한 설계 최적화 및 자동화를 연구했다. “미국에 있을 당시 코로나19 여파로 귀국할 수밖에 없었고, 서울대에서 선임연구원, BK 조교수로 2년 반 동안 있으며 초미세 공정 환경에서의 설계 최적화, 인공지능 기반 EDA/CAD 연구를 추가로 진행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민대학교에 임용될 수 있었습니다” 그는 국민대에서 1년 6개월 활동 후 연구중심대학인 UNIST로 2024년 3월 자리를 옮겨 연구와 인력양성을 이어가고 있다.
박희천 교수는 실험 기반이 아닌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반의 연구를 진행해, 반도체 설계 최적화, 자동화 연구로 주목받고 있는 신진연구자다. 서울대 전자공학과와 대학원 출신으로 엘리트 과정을 밟으며 자연스레 연구자의 길에 들어섰다는 그는 “연구자가 된 특별한 ‘동기’가 있지는 않았고 대학원 진학, 미국 박사후연구원 유학, 교수 임용 등 모두 눈앞의 문제들을 하나씩 성실하게 해결하다 보니 연구자란 타이틀이 자연스럽게 따라왔습니다”라고 밝혔다. 연구가 자연스럽게 몸에 뱄다고 하지만, 전례가 없는 최신 연구 분야에 집중하기는 쉽지 않았을 듯한데, 그는 지도교수님들의 연구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자신이 두려움 없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주로 다루던 주제가 3D IC, 그리고 칩렛(chip let)과 인터포저(interposer)가 결합 된 2.5D IC에 대한 설계 자동화/최적화였는데, 아직 제대로 정립된 설계 방법론이 없던 상태에서 우리 연구팀에서 개발한 방법이 일종의 global standard가 되었고, 이때 교수님과 함께 연구 방향을 만들어가고 새로운 자동화 프레임워크를 제안하면서 CAD에 대한, 그리고 3D 및 2.5D 구조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만들어 낸 논문 실적과 대형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배운 “희귀한” 정성적 지식 덕분에 이렇게 좋은 자리에 올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차세대 반도체 설계, 시작과 끝을 담은 컴퓨터 설계 도면이 손에 들어올 때까지”
박 교수는 반도체설계자동화연구실(SeDA Lab.)을 열고 반도체 집적회로의 설계 자동화와 최적화를 연구하고 있다. 연구 영역은 크게 차세대 집적회로(3D, 2.5D, FinFET 이후의 초미세 공정 적용)의 설계 자동화/최적화에 관한 연구와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기존의 설계 자동화 과정을 개선하는 연구로 나뉜다. 그는 “각 대주제 안에 해결해야 할 소주제가 아주 많이 있어서 학생들이 두 가지 이상의 주제를 갖고 저와 함께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연구실에서 현재 진행하는 과제는 개인 과제인 한국연구재단(NRF) 주관의 우수 신진연구과제와 집단과제인 선도연구센터(ERC) 과제이다. 개인 과제는 ‘3D IC에 특화된 설계 프레임워크 개발’연구고, ERC 과제는 ‘칩렛 기반 생태계’ 연구로 그의 집적회로 관련 기술력 활용이 기대된다. 그 밖에도 연구실은 선단 공정에서의 설계 문제 해결, 인공지능 기반의 설계 자동화 프레임워크 구축에 관심을 두고 집중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반도체 설계에 학생들 관심 높아
인사(人事)가 만사(萬事), “사람을 얻고 싶다”
UNIST에 반도체설계자동화연구실이 꾸려지고 학생을 모집하기 시작한 지 이제 막 2년이 지났지만, 연구실은 2025년 3월 기준 박사과정 2명, 석박사통합과정 7명, 학부 연구생 3명으로 많은 학생을 모집해 연구에 동력을 얻고 있다. “반도체 설계에 관심 향상과 설계와 공정의 사이인 physical design 분야의 희소성이 더해져서 감사하게도 일찍부터 우수한 학생들의 연락을 받아 함께하고 있고, 최근에는 특히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 인공지능을 CAD에 적용하는 연구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히며 박희천 교수는 “최근 공정의 감소가 빨라지고 새로운 구조도 다수 제안되다 보니 VLSI(초고밀도집적회로) 설계에 관해 연구해야 할 주제가 정말 많습니다. 저희 연구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의 많은 지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박희천 교수는 자신의 연구에서 인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어떠한 생각을 가지느냐에 따라 다양한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고 그에 따른 다양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어, 인력의 수는 아이디어의 수이고, 아이디어 수가 많을수록 현실화할 수 있는 성공의 가능성도 더 커진다. 그는 인력을 인재로 성장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로 더 많은 과제를 수주해 학생들이 연구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학생 맞춤형 연구주제 진행, 최종적으로 융합해 프레임워크 구축
“학생에게는 많은 논문을 작성하는 것이 향후 진로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연구하면서 가능한 한 많은 학술대회 및 SCI 학술지 논문을 작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3년 차가 되는 지금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고, 앞으로도 더 많은 논문이 게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구실 차원으로는 연구 주제별(3D, 2.5D, 미세공정, AI 기반 등) 전체적인 설계자동화 프레임워크 구축을 목표로 학생들의 연구성과를 융합하고 있습니다”라며 박희천 교수는 학생들에게 맞춤형으로 연구주제를 정해주고 지도 교수인 자신이 큰 틀에서 연구를 융합해 최종산물을 만들어 학생들과 공유하며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박 교수는 국민대에서 UNIST로 이직하면서 자신을 따라 서울에서 울산으로 내려와 준 제자들에게 많은 고마움을 표시했다. “제가 서울에서 울산으로 내려올 때 같이 연구하던 대학원생, 학부 연구생들이 모두 저를 믿고 같이 와줬습니다. 지금까지 연구를 잘 따라와 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학생들이 좋은 실적을 많이 낼 수 있도록 열심히 지도하겠습니다. 졸업 후에도 관련 분야에서 일하면 지도 교수와의 관계는 오래 유지 될 테니, 부끄럽지 않은 지도 교수가 되도록 늘 열심히 연구하겠습니다” 그는 학생들과 일대일 또는 다대일로 자주 만나고 소통하며 학생들이 막연하게 가질 두려움을 없애고, 연구에 흥미를 갖고 매진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입니다. 일이 잘 풀릴 때도 자만하지 않고, 그렇지 않을 때도 좌절하지 말라는 의미로 학생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구 외적으로는 연구실 구성원끼리 잘 지내라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저보다도 연구실 동료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졸업 후에도 인연이 이어질 테니, 어쩌면 저보다도 옆에 있는 연구실 동료들과 원만하게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분야에 자동화, 최적화 적용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 구축
현재 연구실은 반도체에 집중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모든 분야에 적용 가능한 자동화, 최적화 프레임워크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저희가 지금은 반도체 집적회로에 대한 EDA/CAD로 특화되어 있는데, 다양한 학술활동을 하다 보니 같은 방법론을 다른 분야에 적용하여 자동화나 최적화를 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습니다. 저희 분야의 특성상 다른 분야와의 협업에서 많은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 생각하며, 많은 연구자와의 협업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현재 UNIST의 명성으로 다양한 경로로 co-work 제안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덧붙여 그는 “지금 연구 중인 주제들 외에도 알고리즘이나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동화, 최적화가 가능한 target을 계속해서 탐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디지털 회로가 아닌 아날로그 회로의 설계에 자동화 요소를 도입하는 연구를 하기 위해 공부하고 있고, 일반 회로와 특징이 많이 다른 인공지능 반도체나 양자컴퓨팅 구동 회로에 대한 설계 방법론을 만드는 것에도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CHAT GPT와 같은 LLM(large language model)을 회로 설계 프레임워크에 적용하는 연구 또한 최근에 많이 제시되고 있어서, 내용을 공부하면서 저희 분야에 특화되도록 구축하는 연구를 위해서도 조금씩 준비하고 있습니다”라며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보이는 연구 분야에 계속 도전해 자신만의 연구 영역을 구축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기술 트렌드가 빠른 반도체 분야다 보니, 그의 연구실은 하루도 집중력을 흐트러뜨릴 수 없다. 더군다나 아이디어가 곧 연구주제가 되는 연구실인 만큼 많은 학생에게서 쏟아지는 아이디어로 박희천 교수가 기분 좋은 비명을 지를지도 모른다. 기분 좋은 비명이 성공의 밑거름이 되어 플랫폼 기술로 주목받을 그의 자동화, 최적화 프레임워크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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