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 조수빈 기자] 삼성물산이 에스토니아 소형모듈원전(SMR·Small Modular Reactor) 프로젝트 협력에 나서며 유럽 원자력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루마니아, 스웨덴에 이어 에스토니아까지 범위를 넓히며 글로벌 SMR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에스토니아 민간 원전기업 페르미 에네르기아(Fermi Energia)와 현지 SMR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Teaming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협약식은 전날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에너지 미션 컨퍼런스’ 행사에서 진행됐다.
페르미 에네르기아는 지난 2019년 에스토니아 에너지·원전 전문가가 설립한 기업으로, 에스토니아 최초의 SMR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탈린(Tallinn)에서 동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후보지를 공개하고, 이곳에 GE히타치가 개발한 SMR 기술 ‘BWRX-300’을 도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기술은 비등형 경수로(BWR·Boiling Water Reactor)를 개량한 것으로, 캐나다 온타리오 전력청과의 계약에 따라 현재 첫 호기 착공을 앞두고 있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모델이다.
삼성물산은 이번 협약을 통해 개념설계(Pre-FEED·Front-End Engineering Design)를 비롯한 기본설계(FEED)까지 사업 초기 단계부터 참여할 계획이다. 사업 구조 수립, 비용 산정, 부지 평가 등 초기 검토를 함께 진행하면서 향후 EPC(설계·조달·시공) 최종 계약 체결 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양사는 이르면 하반기 중 본격적인 사업 절차에 착수하며, 프로젝트는 2035년 상업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정은 삼성물산 원전영업팀장(상무)은 “에스토니아 최초 SMR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통해 글로벌 SMR 플레이어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현재 루마니아 SMR 사업의 기본설계를 수행 중이며, 지난해 12월에는 스웨덴 SMR 개발기업 칸풀 넥스트(Karnfull Next AB)와도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번 에스토니아 협력까지 더해 유럽 내 원자력 사업의 전략적 거점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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