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설거지 후 깔끔하게 닦아낸 식탁, 물기 없이 말끔하게 마무리된 싱크대. 그런데 이상하게도 주변에서 쉰내가 올라오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가지 공통된 원인을 떠올린다. 바로 행주다.
표백제에 담그고, 뜨거운 물에 삶고, 햇볕에 말려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그 특유의 쉰내. 행주가 아무리 깨끗해 보여도 냄새가 나는 이유는 단순한 위생 문제만은 아니다.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대체 왜 그렇게 열심히 닦고 삶아도 냄새는 남는 걸까?
행주의 쉰내는 단순히 한두 번 제대로 세탁을 안 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섬유 깊숙이 배어든 세균과 곰팡이균, 그리고 수분을 머금은 채 반복되는 사용 습관에 있다.
특히 음식물 찌꺼기, 기름기, 세제 잔여물까지 흡수된 행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오염물질이 누적되며 세균 번식의 온상이 된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박테리아와 효모균이 발효되면서 특유의 쉰내를 유발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많은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행주는 삶기만 하면 된다’는 고정관념이다. 실제로는 삶는 온도와 방식이 충분히 위생적이지 못하면, 오히려 남아 있는 수분과 열기로 인해 세균 번식이 더 활발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끓는 물에 1~2분만 담갔다 꺼내거나, 삶은 뒤 물기를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놓아두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세균이 잠시 줄었다가 다시 빠르게 번식하게 된다.
냄새 없이 위생적으로 행주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삶는 방법부터 보관 습관까지 전반적인 관리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첫째, 삶을 때는 반드시 물이 팔팔 끓는 상태에서 최소 10분 이상 유지해야 한다. 둘째, 삶은 후에는 완전히 펴서 햇볕에 말리거나 열풍 건조기를 이용해 빠르게 건조해야 하며, 반쯤 젖은 상태로 걸어두는 것은 가장 좋지 않은 보관 방법이다.
또한 매일 사용하는 행주는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위생상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최소 2~3일에 한 번은 새 행주로 교체하거나 삶아 사용해야 쉰내와 세균 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재질 역시 흡수력이 좋고 빨리 마르는 극세사나 면 소재를 고르되, 너무 두꺼운 재질은 건조가 어려워 비위생적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냄새가 잘 안 빠지는 행주에는 식초와 베이킹소다를 함께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식초는 산성 성분으로 세균과 냄새를 분해하고, 베이킹소다는 탈취와 연마 효과가 뛰어나 섬유 사이사이에 남은 잔여물을 제거하는 데 유용하다. 이 두 가지를 함께 넣고 삶으면 일반 삶기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냄새를 제거할 수 있다.
결국, 행주 냄새는 한 번의 세탁이나 삶기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사용 후 바로 헹구고 건조하며, 주기적인 교체와 세균 번식을 막기 위한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 주방 위생은 눈에 보이는 청결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분명 닦았는데 쉰내가 난다’는 건, 이제 삶는 법이 잘못됐다는 신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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