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일반 검색보다 전기 10배 소비 [한양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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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일반 검색보다 전기 10배 소비 [한양경제]

경기일보 2025-04-02 10:55: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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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은 검색, 번역, 요약, 콘텐츠 제작 등에서 인간의 손을 대신하는 기술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대형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생성형 AI는 이제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각국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변수가 되고 있다.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생성형 AI가 향후 10년간 전 세계 GDP에 연간 최대 4조4천억 달러를 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술 그 자체보다 이 기술이 산업·사회 전반을 바꾸는 파급력이 핵심이다.

 

구글 아이오와 데이터센터. 구글
구글 아이오와 데이터센터. 구글

 

챗GPT 질문 한 번에 2.9Wh, 일반검색은 0.3Wh

 

그러나 이 기술의 이면에는 대규모 전력 소모라는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챗GPT와 같은 AI는 질문 하나에 2.9와트시(Wh) 이상의 전력을 소비한다. 이는 일반적인 구글 검색(0.3Wh)보다 10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사용자와 AI 간의 상호작용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전체 전력 소비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생성형 AI가 널리 사용될수록 그만큼 막대한 전력 자원이 요구된다. 이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국가 인프라와 직결된 문제다.

 

AI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데이터센터다. 이 거대한 서버 집합체는 AI 학습과 추론을 위한 수많은 GPU가 24시간 가동되는 공간이다. 전력 사용은 물론, 고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 시스템에도 막대한 에너지가 소요된다. 글로벌 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460테라와트시(TWh)로, 2015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중소국가 수 개국이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일부 연구는 챗GPT와의 상호작용 한 번에 약 500ml의 물이 소비된다고 분석한다. 냉각을 위한 수자원도 부담 요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 마이크로소프트

 

세계는 전력 인프라 경쟁, 한국은 지체 중

 

문제는 이 같은 추세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생성형 AI는 이제 막 고속도로에 진입한 신기술이다. 상용화는 시작됐지만, 확산 속도는 가속이 붙고 있다. 향후 수년 내로 기업의 사무환경, 교육, 의료, 금융, 고객상담 등 대부분의 서비스 영역에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용량은 현재보다 수십 배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높고, 그에 비례해 전력 수요 역시 폭증할 수밖에 없다. AI 도입은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라, 전력 기반을 요구하는 구조다. 국가 차원의 장기 계획이 요구된다.

 

이처럼 생성형 AI는 '전기 먹는 하마'라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지만, 기술의 진보를 막을 수는 없다. 세계 각국은 오히려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은 자국 내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한 전력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아일랜드는 전체 전기의 20% 이상이 데이터센터에서 소비될 만큼 인프라를 집중해 왔다. 프랑스는 핵발전 기반을 활용해 안정적인 전력을 제공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와 결합한 '친환경 AI 인프라' 모델 구축을 병행하고 있다.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달성을 위해 대규모 태양광 단지와 데이터센터를 통합 설계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판교에 위치한 NHN의 데이터센터 TCC1. NHN
판교에 위치한 NHN의 데이터센터 TCC1. NHN

 

말뿐인 'AI 강국' 외침, 전기부터 준비해야

 

한국의 현실은 다소 상반된다. 정부는 "AI 강국"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으나, 정작 데이터센터 인허가 문제나 전력 공급망의 한계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이미 전력망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지역으로 데이터센터를 분산하려는 시도는 기반시설 부족과 주민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RE100(재생에너지 100%)을 충족하려 해도, 국내의 재생에너지 조달 여건은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전력이 판매하는 재생에너지 전력량이 전체 발전량의 9% 수준에 머물고 있고, 녹색 프리미엄 요금도 비싸 RE100 이행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데이터센터 부지를 확보하는 일도 쉽지 않다. 입지 선정 시 필요한 전력망 인접성, 지반 안정성, 용수 확보, 통신망 연결성 등 조건을 충족하는 지역이 제한적인 데다, 주민 수용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정부가 전국 단위의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체계적으로 조성하지 않는 한, 민간 기업이 각개 전투로 이 문제를 해결하긴 어렵다.

 

왼쪽부터 SK하이닉스 생성형 AI 특화 GDDR6 AiM 기반 가속기 카드 AiMX 시제품, 삼성전자 LPDDR5X. SK하이닉스·삼성전자
왼쪽부터 SK하이닉스 생성형 AI 특화 GDDR6 AiM 기반 가속기 카드 AiMX 시제품, 삼성전자 LPDDR5X. SK하이닉스·삼성전자

 

AI 확산은 곧 전기 확산..전력 개편 서둘러야

 

생성형 AI는 전기를 많이 쓰는 기술이 아니라, 전기를 반드시 써야만 작동하는 기술이다. 그렇기에 AI의 확산은 곧 전기의 확산이다. 검색엔진을 넘어서는 기능을 구현하고자 한다면, 단지 AI 모델의 성능 향상만이 아니라, 그 모델을 뒷받침할 에너지 체계에 대한 준비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현실적이고 유연한 전력 요금제 개편, 대규모 송전망 정비,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 등 종합적인 전력 인프라 전략이다.

 

기술보다 전기를 먼저 준비해야 할 때다. 한국이 진정한 의미의 AI 강국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면, 실질적인 전력 인프라 구축이 필수다. 정부의 청사진이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전력 수급 계획이 가장 먼저 완성되어야 한다. 기술이 준비되었는지 묻기 전에, 우리는 전기를 준비했는지부터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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