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현령 기자] 소비자들이 백화점 식당 및 마트 델리 상품을 주목하는 추세다. 외식 물가가 오르며 점심값이 급등한 런치플레이션( Lunchflation)으로 가성비 한 끼 식사 수요가 증가해서다.
최근 고환율과 원재룟값 상승 등으로 먹거리 물가 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가격을 인상하거나 할 예정인 식품·외식 업체는 40여 개 추정된다. 앞서 지난달 국내 외식 물가 상승률은 3.0%를 기록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외식을 대체할 수 있는 가성비 먹거리를 찾는다.
현대백화점의 전국 백화점 식당가 매출은 지난 1월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전년 대비 1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40 고객의 백화점 식당가 매출도 31.7%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이에 대해 유아휴게실, 수유실 등 고객 편의시설은 물론, 저렴한 가격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고물가가 장기화하면서 백화점 식품 테넌트에 대한 체감 물가가 상대적으로 부담이 낮아졌다고 분석한다. 이에 지난해 중동점, 압구정본점에 각각 푸드파크, 가스트로 테이블 등 F&B 전문관을 공개하기도 했다. 백화점 식당가는 연계 구매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 현대백화점 식당가를 저녁 시간이 이용한 고객의 48.1%는 당일 패션, 잡화 등 상품 등을 구매했다. 현대백화점은 ‘다이닝 위크’ 프로모션을 매월 진행하고 발레파킹 서비스, 미취학 아동 식사 메뉴 무료 제공 등으로 고객 편의를 더욱 높일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식당가를 리뉴얼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신세계백화점의 식당가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21.3%를 기록했다. 앞서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강남점에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 미식 플랫폼 ‘하우스오브신세계’ 등을 리뉴얼해 공개했다. 당시 신세계는 하우스오브신세계를 통해 유통 업계에 최초로 입점한 레스토랑 12개를 소개했다. 또 신세계는 지난달 3월 본점 신관을 리뉴얼하며 F&B를 강화했다. 기존 5층에 있던 식당가 위치를 13층과 14층으로 옮겨 가족 고객은 물론 직장인 고객의 수요도 겨냥했다. 광화문국밥, 서관면옥 등 다채로운 유명 레스토랑들도 들여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백화점 F&B 콘텐츠들이 강화돼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식품 카테고리는 남녀노소 세대 불문 인기가 많아 집객력이 강한 장르”라며 “패션, 잡화 등 연관 구매율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식당가는 물론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델리 상품도 식사 대용으로 간편히 먹을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랜드킴스클럽의 ‘델리 바이 애슐리’는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론칭 1년 만에 판매량 500만 개를 넘어섰다. 이랜드킴스클럽은 델리 바이 애슐리의 180종 전 품목을 3990원이라는 가성비 균일가 가격에 제공한다. 이에 델리 바이 애슐리는 킴스클럽 방문객 수를 20% 이상 높이고 20대, 30대 고객 수를 각각 평균 430%, 290% 높이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20-30세대뿐만 아니라 5060 이상 세대 구매 비중도 50%를 넘어섰다. 이런 인기에 이랜드킴스클럽은 최근 서울 NC신구로점 지하 1층에 있는 킴스클럽 매장에도 델리 바이 애슐리 10호 점을 도입했다. 또 집밥 수요를 고려해 한식 메뉴 비중을 늘리고 도시락 메뉴도 출시할 계획이다.
올해 롯데마트의 간편요리 상품군의 누계 신장률도 전년 대비 약 10% 올랐다. 롯데마트는 지난해부터 3990원 또는 4990원 균일가에 제공하는 ‘요리하다 월드뷔페’ 델리 상품도 운영 중이다. 서울 제타플렉스 잠실점, 서울역점, 그랑그로서리 은평점 등에서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월드뷔페를 일식, 중식, 양식 등 60여 종 제품들로 구성했다. 소비자들의 간편식 수요를 바탕으로 델리 특화 매장도 공개했다. 지난 1월 문을 연 롯데마트 천호점에는 27m에 달하는 ‘롱 델리 로드’를 구성했다. 해당 코너에는 일반 매장보다 50%가량 더 많은 즉석조리 상품이 준비됐다.
이마트도 올해 1분기 식사대용 델리 상품군의 수요가 높았다. 김밥, 유부초밥 등 밥류의 매출 신장률은 전년 1분기 대비 69% 증가했다. 샌드위치류의 매출도 전년보다 44% 올랐다. 특히 지난 2월 말 이마트가 출시한 샌드위치 패밀리팩 2종은 5조각 7980원이라는 가격에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밥류의 경우 제철 나물 김밥, 클래식 유부초밥, 컬러풀 유부초밥 등이 매출 신장을 주도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런치플레이션 영향에 따라 식사 대용으로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상품군 매출이 높아졌다"라며 ”직장인들이 부담 없이 한 끼 식사할 수 있도록 상품의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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