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는 수분 함량이 높은 채소다. 줄기가 가늘고 잎이 얇아서 외부 자극에 민감하고, 뿌리부터 끝까지 쉽게 물러지거나 시들 수 있다. 구입 직후 적절히 손질하지 않으면 하루 이틀 사이에 상하는 일이 많다. 특히 냉장고에 넣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
보통은 부추를 마트에서 사온 그대로 냉장고에 보관한다. 봉지째 채소칸에 밀어 넣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방식은 보관이 아니라 방치에 가깝다.
냉장고 속 냉기와 습기가 만나면서 봉지 내부에 물방울이 생기고, 부추 끝부분부터 물러지기 시작한다. 하루만 지나도 색이 어두워지고, 특유의 향도 날아간다. 상태가 빠르게 나빠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부추를 싱싱하게 오래 두려면 상태에 맞는 방식으로 보관해야 한다. 씻기 전 생상태일 때, 씻은 후 물기가 남았을 때, 데친 후 장기 보관하려 할 때. 각각의 상황에 따라 보관법이 달라진다.
1. 씻지 않은 부추는 신문지로 감싸 밀폐해 보관한다
부추를 씻지 않은 상태로 보관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다. 물에 닿지 않은 상태라면 수분 흡수나 부패가 훨씬 느리게 진행된다. 이때는 신문지를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뿌리를 정리한 부추를 가지런히 놓고 마른 신문지로 전체를 감싼다. 공기가 너무 차단되지 않도록 살짝 느슨하게 싸는 것이 좋다. 완전히 밀폐하지 않더라도 신문지가 수분을 조절하고 외부 냉기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막아준다.
신문지에 싼 부추는 밀폐 용기나 지퍼백에 넣어 채소칸에 세워 넣는다. 눕히면 무게 때문에 윗잎부터 눌려 손상될 수 있다. 세워 보관하면 수분 손실도 줄이고 형태도 유지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보통 5일에서 일주일 정도는 싱싱한 상태가 유지된다.
2. 씻은 부추는 철저하게 물기를 제거해야 한다
이미 씻은 부추는 수분을 머금은 채소 특성상 보관이 쉽지 않다. 표면에 남은 물방울이 부패를 유도하고, 금방 물러지게 만든다. 흐르는 물에 씻은 부추는 체에 받쳐 물기를 털어낸 후 키친타월로 잎과 줄기를 꾹 눌러 닦는다. 여기서 충분히 건조되지 않으면 이틀도 버티지 못하고 변질될 수 있다.
자연 건조도 효과적이다. 통풍이 잘 드는 곳에 펼쳐두고 10~15분 정도 바람에 말린다. 이후 마른 상태의 부추를 밀폐 용기에 담고 바닥과 윗면에 키친타월을 한 장씩 깐다. 남은 수분을 흡수하기 위한 조치다. 채소칸에 넣으면 2~3일 정도는 큰 변화 없이 사용할 수 있다.
3. 데친 부추는 소분해 냉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한 번에 다 쓰기 어렵거나 오래 두고 먹을 계획이라면 데쳐서 냉동하는 것이 낫다. 생 상태로 냉동하면 조직이 손상되기 쉽고 해동 후 물러지는 경우가 많다. 살짝 익힌 후 보관하는 방식이 훨씬 안정적이다.
물을 끓이고 소금을 약간 넣는다. 부추를 넣고 10초 이내로 데친다. 오래 익히면 향과 색이 모두 빠지기 때문에 짧게 데치는 것이 중요하다. 끓는 물에 들어간 직후 색이 진해지면 바로 꺼낸다. 찬물에 헹궈 잔열을 제거하고, 손으로 물기를 꾹 짜낸다.
데친 부추는 한 번 먹을 분량으로 나눈다. 랩으로 감싼 뒤 지퍼백에 넣어 냉동한다. 필요할 때 꺼내 볶음이나 국에 바로 넣으면 된다. 해동 과정 없이 조리에 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4. 오래 남은 부추는 건조해 두고두고 사용한다
부추를 당장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말려서 보관할 수도 있다. 채 썬 상태로 햇볕에 널어 바짝 말리거나 식품건조기를 이용하면 된다. 수분이 완전히 빠져야 상온에서도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
건조한 부추는 밀폐 용기에 담아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 둔다. 탕이나 전골에 넣으면 향을 더하고 국물 맛도 살릴 수 있다.
부추는 손질만 잘하면 생으로도 일주일 가까이 보관할 수 있고, 데쳐서 냉동하면 한 달 넘게도 쓸 수 있다. 냉장고에 아무렇게나 넣는 습관만 버려도 낭비 없이 끝까지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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