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이 장례식장?” 한국 결혼식장 뒤덮은 검은 하객룩 논란 + 어떤게 민폐 복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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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장이 장례식장?” 한국 결혼식장 뒤덮은 검은 하객룩 논란 + 어떤게 민폐 복장일까

더데이즈 2025-04-01 20:53:40 신고

3줄요약

최근 한국 결혼식장에서 하객들의 검은 옷 착용이 하나의 ‘룰’처럼 자리 잡으면서 이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외국인들이 “여기가 장례식장이냐”고 묻고,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예의를 위한 배려냐 과도한 집단 강박이냐를 두고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과거 결혼식 하객이 화사하게 차려입고 축하의 의미를 전하던 풍경은 사라지고, 지금은 대부분의 하객들이 검정색 의상에 무채색 액세서리로 통일된 장면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신부를 ‘극대화’하기 위한 문화적 분위기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국내 결혼식장에서는 사진 촬영 시 신부가 유일하게 돋보이기 위해 다른 하객들이 모두 블랙 계열의 의상으로 통일하는 관행이 생겨났다.

신부의 드레스가 주인공이고 나머지는 모두 배경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이러한 분위기는 유명 연예인들의 결혼식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한 유명인의 결혼식에는 블랙핑크 제니를 비롯해 배우 송혜교, 변우석, 김고은, 이승기 등이 참석했는데, 대부분 검정 또는 짙은 색상의 간결한 의상을 착용했다.

이들이 단체로 찍힌 사진은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예쁜 하객룩’으로 호평받았지만, 해외 팬들은 “누가 죽은 줄 알았다”며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 과거 한국에서는 결혼식에 화사한 색상의 옷을 입고 참석하는 것이 관례였다. “결혼엔 옷이 부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하객들은 최대한 단정하고 멋스럽게 차려입고 축하하는 자리를 빛냈다.

그러나 결혼식 비용이 치솟고, 연애·프러포즈·출산까지 모든 과정이 희귀한 시대가 되면서 결혼식이 ‘일생일대의 이벤트’가 되었고, 하객들은 주인공 신부에게 시선이 집중될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존재감을 줄이는 문화를 만들었다.  

웨딩 사진을 담당하는 스냅 업체들은 “최근 신부들 대부분이 ‘밝은 색 옷 하객은 촬영에서 빼달라’, ‘흰 셔츠도 어둡게 포토샵해달라’는 요청을 한다”며 “결국 사진 한 장을 위해 하객들의 의상까지 통제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결혼 준비 카페나 소셜미디어에서도 “밝은색 옷 입고 온 친구가 사진에서 너무 튄다”, “화이트 셔츠 입고 왔다고 신부가 짜증냈다”는 사례들이 쏟아진다.

하객들이 검은색 옷을 선택하는 또 다른 이유는 ‘민폐 하객’이 되지 않기 위해서다. 국내에서는 축의금을 적게 내거나 예식 중 밥만 먹고 가는 하객보다도, 신부보다 더 화려한 의상을 입고 사진에 찍히는 하객이 ‘민폐’로 지목된다.

배우 이유비가 여동생의 결혼식에서 핑크 투피스를 입고 참석했다가 “민폐 하객”이라는 논란에 휘말린 사례도 대표적이다.  

 

 

SNS에서는 민폐 하객 사례가 짤로 돌아다니며 논쟁을 키우고 있다. 하얀 원피스를 입고 나타난 하객, 오프숄더에 화려한 패턴 드레스를 입은 하객, 과하게 노출된 복장으로 참석한 하객들의 사진이 “신부보다 돋보이려고 한 것 아니냐”는 비난과 함께 공유된다.

 

 

최근에는 가족 결혼식에 대학교 과잠을 입고 온 하객의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게시자는 “양가 가족사진을 찍고 나중에 보니 과잠 입은 사돈 사촌동생이 사진에서 너무 튀어서 화가 났다”며 불쾌함을 표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적당한 옷차림은 예의”라며 비판하는 의견과 “축하해주러 온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일각에서는 한국식 결혼식 문화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온다. 서양 예식 문화를 수용해 신부는 흰 드레스, 신랑은 턱시도를 입지만, 정작 하객들에게는 한국식 엄격한 복장 규범을 강요하는 점이 기형적이라는 지적이다.

일본, 미국 등지에서는 하객들도 화사하게 차려입고 결혼식이라는 ‘축제’ 분위기를 즐기는 반면, 한국에서는 하객이 신부보다 예쁘면 비난받고, 화려한 의상은 민폐로 간주되는 현상 자체가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크다.  

전문가들은 “최근 결혼식에서 하객들이 검은색 옷을 입는 문화는 집단적 강박과 상호 검열이 만들어낸 과도한 풍속”이라고 지적한다.

젊은 세대의 결혼이 줄고, 결혼식 자체가 과시적이고 일회성 이벤트로 변질되면서 하객들의 존재도 ‘배경’으로 격하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사회문화 평론가는 “하객이 신부의 들러리가 아닌, 축하해주러 온 손님이라는 원래 의미가 사라진 지 오래”라며 “상호 검열과 사회적 눈치가 만든 지나친 규범이 오히려 결혼식이라는 자리의 진짜 의미를 훼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일부 외국 매체와 네티즌들은 최근 한국의 ‘흑백 결혼식’ 문화에 대해 “장례식과 다를 바 없는 분위기”, “신부 외엔 모두 무채색으로 통제되는 기묘한 풍경”이라고 전하며 한국 결혼식 문화의 특수성을 지적했다.  

실제 연예인들도 하객룩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인물이 씨스타 출신 소유다. 그는 가수 백지영의 결혼식에 짧고 타이트한 화이트 원피스를 입고 참석했다가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웨딩드레스를 연상케 하는 색상과 몸매를 강조하는 디자인이 ‘신부보다 튀려는 민폐 하객’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일부 팬들은 “사진만 안 찍으면 괜찮지 않냐”고 옹호했지만 대다수는 “신부의 날에 신부의 색을 입는 건 기본 예절을 어긴 것”이라는 비판에 동의했다.

비슷한 사례로 배우 한선화도 있다. 그는 지인의 결혼식에 화이트 원피스를 입고 참석했다가 온라인상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팬들은 “별 것 아니다”, “신부와 같이 사진 찍지만 않으면 된다”고 반응했지만, 신부 입장에서는 충분히 당혹스러울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객룩 논란이 커지면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하객 민폐 방지 5계명’까지 공유되고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신부의 색인 화이트를 입지 말 것.
둘째, 노출이 심하거나 몸매가 강조되는 옷은 피할 것.
셋째, 패턴이나 스팽글 등 지나치게 화려한 장식은 삼갈 것.
넷째, 신부보다 예쁘게 입으려 하지 말 것.
다섯째, 신랑보다 멋있게 보이려 하지 말 것.

일부 네티즌은 이런 룰이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하객의 패션까지 통제하는 사회 분위기가 숨 막힌다”, “결혼식은 축제인데 왜 하객들이 위축되어야 하냐”는 비판도 적지 않다.

실제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결혼식에 대학교 과잠을 입고 참석한 하객을 두고 벌어진 갑론을박이 화제가 됐다. 해당 사연의 작성자는 “양가 가족 사진에 사촌 동생이 과잠을 입고 나타나 너무 경악했다”고 토로했지만, 일부 네티즌은 “과잠 입고 와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며 과도한 복장 검열을 비판했다.

하객룩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결혼식이라는 자리에서 ‘신부를 위해 무엇을 입지 말아야 할까’라는 질문이 하객들에게 스트레스가 되는 시대, 과연 진짜 예의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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