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황수민 기자]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과 내수 침체, 온라인 중심 소비 트렌드 등 복합 위기 속에서 유통업계가 생존을 넘어 반전을 꾀하고 있다.
롯데쇼핑, 이마트, 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3’는 최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체질 개선, 해외 시장 확대, 신규 점포 출점 등 각기 다른 전략을 제시하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는 분위기다.
밸류업을 위한 각사의 추진 전략과 청사진은 서로 다른 양상을 띠고 있지만, 본원적인 경쟁력 회복과 그를 통한 경쟁력 구축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위기의 시기 속 생존 및 반등을 쟁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다.
◇롯데쇼핑, 신동빈 회장 복귀···쇄신 박차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달 24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신 회장이 롯데쇼핑 사내이사에 복귀한 것은 지난 2020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임계를 낸 이후 5년 만이다.
이는 유통 부문을 신 회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사업 전반의 체질 개선과 반등 전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그룹의 근간인 유통업을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지만 최근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3조9866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6.9% 줄어든 4731억 원에 그쳤다. 롯데쇼핑의 매출은 2021년 15조5811억원, 2022년 15조4760억원, 2023년 14조5559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롯데쇼핑은 올해 백화점 핵심상권 마켓리더십 재구축·대한민국 그로서리(식료품) 1번지 구현·이커머스 전략 전환·자회사 턴어라운드 본격화·리테일 테크 트랜스포메이션·동남아 프리미엄 쇼핑 1번지로의 도약 등 6대 핵심전략을 추진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타임빌라스 1호점인 수원점 개점에 이어 올해는 군산점을 리뉴얼 오픈해 쇼핑몰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잠실점과 본점 등 주력 점포는 대규모 리뉴얼(재단장)을 통해 상권 내 확고한 경쟁력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외사업은 ‘그룹사 복합 단지’로 개발할 수 있는 최적의 부지를 검토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슈퍼의 경우 국내사업 효율화와 해외사업 확장을 가속한다. 롯데마트 신규 식료품앱 제타 출시,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 손잡고 부산에 건설 중인 최첨단물류센터(CFC) 1호의 차질 없는 추진 등을. 이커머스 사업부는 패션·뷰티 상품군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흑자 전환을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 ‘외형 성장’ 재시동
이마트는 수년간 비효율 점포 정리에 집중하며 점포 수를 줄여왔다. 트레이더스를 포함한 이마트 매장 수는 2020년 160개로 정점을 찍은 후 줄곧 감소해 지난해 말 기준 154개까지 줄었다.
올해는 외형 성장에 다시 시동을 건다. 지난해 말 식품 특화형 매장인 푸드마켓 수성점(대구)이 문을 열었고 올해 2월에는 트레이더스 마곡점이 영업을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 푸드마켓 고덕점과 하반기 트레이더스 구월점 개장도 예정돼 있다.
이마트는 오는 2027년까지 신규 점포 3곳 추가 출점을 예고했다. 또 5곳 이상의 신규 부지를 확보해 출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산 효율성이 낮은 점포는 신규 사업 모델인 쇼핑몰과 푸드마켓으로 재단장해 매출 증대를 꾀한다.
빠른 배송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퀵커머스’ 사업도 강화한다. 지난해 11월 왕십리점과 구로점이 배달앱 배달의민족에 입점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는 동탄점까지 3개 점포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사업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시범서비스 단계로 그 결과를 바탕으로 서비스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조직 통폐합을 통한 인력 효율화와 AI(인공지능), 빅데이터 기반 생산성 향상 등 비용 구조 혁신도 지속한다. 이마트는 2027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최저 배당 상향, 자사주 조각 등의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오프라인 영역 확장 가속화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신규점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
오는 6월 커넥트현대 청주점 문을 열고 2027년 더현대 광주와 부산 에코델타시티 프리미엄아울렛에 이어 2028년 경산 프리미엄아울렛을 개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커넥트현대 청주점은 청주 흥덕구 고속버스터미널에 복합쇼핑몰 형태로 들어선다.
더현대 광주는 대지 면적 3만3000㎡, 연면적 30만㎡ 규모로 더현대서울의 1.5배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은 부산시 강서구 대저동 에코델타시티 9만9000㎡(3만평) 부지에 7000억원을 투자해 프리미엄아울렛을 기반으로 미래형 리테일 플랫폼을 짓는다. 경산지식산업지구에도 프리미엄아울렛을 선보인다.
기존 점포 리뉴얼도 강화한다. 올해 더현대 서울, 판교점, 신촌점 등 주요 점포에 약 1900억원을 투자해 매장 구성 개편과 공간 재구성을 진행한다. 면세점 사업은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해 ‘현대면세점’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유통업계의 주도권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침체기를 겪어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연간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온라인 매출 비중은 오프라인을 2년 연속 넘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오프라인의 반등 가능성에 주목한다. 유통 빅3의 반전 전략이 구조적인 위기를 뚫고 다시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연평균 20% 이상 고신장을 지속하던 온라인 채널의 성장률은 한 자릿수로 둔화하기 시작했고 올해 온라인 산업 성장률은 6%로 하락할 것”이라면서 “전체 소매시장에서 온라인 채널 침투가 정점을 지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이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는 시기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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