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최근 비싼 산업용 전기료로 인한 산업 경쟁력 감소 우려 목소리가 빗발치는 가운데, 기업들이 직접 저렴한 전기를 찾아 공장 내 자체 발전소 운영을 검토하는 등 자급자족에 나서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업계를 비롯해 전기료에 민감한 산업군에서 한국전력 중심의 전기 공급 체계에서 벗어나 직접 전력 생산하는 사업전략을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은 탄소중립 전환에 따른 전력사용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총 8000억원을 투입해 499㎿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2028년까지 충남 당진 공장에 지을 계획이다. 포스코도 원자력 자가 발전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2024년에 관련 협력을 전담하는 원자력협력추진TF팀을 신설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업계에서도 에쓰오일(S-OIL)이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기존 공장 부지에 2630억원을 투자해 천연가스 자가발전시설(GTG)을 건립하고 있다. 자가 발전을 통해 울산 공장 전기 사용량의 24%에 해당하는 121MW의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며, 2026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2021년 원가에서 산업용 전기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생산 시설 내 약 272.5MW 규모의 LNG 발전 시설을 만들어 운영한 고려아연은 실제로 자가 발전시설을 통한 생산비용 절감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자가 발전 시설을 운영한 뒤 지속적으로 산업용 전기료가 인상됐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LNG 발전 가동률을 높여 산업용 전기료 인상으로 인한 비용 부분을 어느정도 상쇄하는 등 발전소 운영을 통한 효용성을 누렸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이같은 자체적인 전력 공급책 강구에 나선 것은 2020년 12월 이후 전기료가 8차례 인상되면서 기업들의 고정비용 부담이 더욱 커진 데 있다. 가장 최근 전기료 인상이 있던 지난해 10월 23일에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평균 9.7%나 인상됐다.
해당 결정에 대해 한전은 국제 연료 가격 상승과 한전의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한 조치였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제조업 기반의 기업들은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져 산업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당시에도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제조원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산업용 전기요금만 연속해서 인상하는 것은 산업 경쟁력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며 “사회 전반의 전기 소비자들이 비용을 함께 분담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산업계의 자체적인 전력 공급 대책 강구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일 대한상의가 국내 제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39.4%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대응해 자가발전소 구축 등 새로운 전력 조달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