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최소라 기자] 지방 부동산 시장이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울산·광주·대전을 중심으로 5대 광역시의 아파트 전세가율이 급등하고 있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를 넘어선 지역이 늘면서, 전세보다는 매매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주목받고 있다.
1일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2월 기준 지방 5대 광역시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69.2%를 기록하며 2022년 11월 통계 개편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울산이 75.6%로 가장 높았고, 광주(74.4%)와 대전(70.8%)이 그 뒤를 이었다.
울산의 경우, 아파트 매매가는 1년 전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전세 거래가 급감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30일까지 울산 아파트 전세 거래는 114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8%나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매매 거래는 1만4605건으로 지난해(1만4625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전세 대신 매매를 선택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광주 역시 전세가 상승세와 함께 전세가율이 급등하고 있다. 최근 아파트 매매가는 38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전세가는 상승세를 지속하며 전세 수요의 가격 부담을 키우고 있다.
대전의 전세가율도 작년 10월까지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연말부터 상승 전환했다. 지역 부동산업계는 이사철을 맞아 전세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매매가는 하락세를 보이며 전세가율 상승을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와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세난이 가중될 수 있다”며 “전세가율 상승세가 이어지는 지역에서는 입지가 우수한 신규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도 적극적인 분양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롯데건설은 울산 중구에서 분양 중인 ‘번영로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의 계약 조건을 변경해 계약금 1500만원 정액제를 도입했다. 이 단지는 지하 5층, 지상 최고 49층, 총 3개 동, 전용면적 84㎡ 542가구와 105㎡ 92가구로 구성된다.
광주에서는 GS건설과 한화건설이 북구 운암동에 공급 중인 ‘운암자이포레나 퍼스티체’의 분양 조건에 중도금 전액 무이자(60%)와 발코니 확장 무상 시공, 안심 보장제 등을 적용해 수요자의 초기 자금 부담을 줄이고 있다. 단지는 총 3214가구 규모로, 이 중 1192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대전 동구 가양동에서는 현대건설이 ‘힐스테이트 가양 더와이즈’ 일부 잔여세대에 대해 계약금 500만원, 1개월 내 분양가의 5%만 납부하는 조건을 제시하며 잔여 물량 소진에 나서고 있다. 해당 단지는 지하 4층, 지상 최고 49층, 3개 동 규모이며 전용면적 84~155㎡ 358가구로 구성돼 있다.
지방 주요 광역시의 전세가율 상승이 고착화되면서, 실수요자 중심의 매매 전환 흐름과 신규 분양 단지의 조건 완화 전략이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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