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필승조 김민수, 손동현, 원상현(왼쪽부터)이 지난달 23일 수원 한화전부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KT 위즈가 새로 구축한 필승조 김민수(33), 손동현(24), 원상현(21)의 시즌 초반 활약이 예사롭지 않다.
매 시즌 출발이 더뎠던 KT가 올 시즌 개막 첫 주를 5할 이상의 승률(4승1무3패)로 시작한 요인에는 불펜이 단단히 한몫한 영향도 크다. 이 기간 불펜 평균자책점(ERA)은 2.36(2위),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1.13(1위)으로 뛰어났다. 무려 절반의 경기에서 블론세이브(4회)가 나왔음에도 새로 구축한 필승조가 이를 상쇄했다. 지난해 김재윤(삼성 라이온즈)의 이적과 올해 김민(SSG 랜더스)의 트레이드에도 공백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다.
손동현의 활약이 눈에 띈다. 2023년 셋업맨으로 활약했던 그는 지난해 허리 부상의 여파를 극복하고 올 시즌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2일 한화 이글스와 개막전부터 6경기에 나선 그는 1승, ERA 0.00, WHIP 0.56으로 역투했다. “열심히 훈련했는지 스프링캠프부터 구위가 정말 빼어났다”던 이강철 KT 감독의 기대에 부응한 투구였다. 손동현은 “비시즌에도 손에서 공을 놓지 않았을 정도”라며 “아프지만 않으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 원상현의 기량도 출중하다. 둘은 22일 경기에서 한 차례씩 뭇매를 맞았지만, 이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당시 김민수(0.2이닝 2실점)와 원상현(0.2이닝 1실점) 모두 물음표를 남겼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23일 수원 한화전부터는 김민수가 5연속경기 무실점 역투로 1승3홀드를 챙겼다. 같은 날부터 원상현은 4연속경기 무실점으로 2개의 홀드를 작성했다. 이 기간 둘 다 주무기의 효과를 극대화하며 호투를 이어갔다. 김민수는 슬라이더, 원상현은 파워커브로 상대 타자들을 요리했다.
벤치의 판단도 한몫했다. 이 감독은 각기 다른 투수들의 성향을 파악해 상대 타자의 유형에 맞춰 등판 상황을 유연하게 조정했다. 당초 손동현, 원상현을 더블 셋업맨으로 기용하려던 것도 다양한 변수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여기에 제춘모 투수코치의 의견도 적극 수렴하며 적절한 투수 교체를 가져가기도 했다. 2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1-0으로 앞선 8회말 무사 2루서 김민수를 투입해 상대 상위타순의 윤동희, 정훈을 모두 슬라이더로 잡아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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