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붉은 응원봉이 반짝이는 코트 위, 박기량은 눈을 감은 채 미소를 짓고 있었다. 환하게 웃는 얼굴, 어깨 아래로 흐르는 긴 흑발, 그리고 SK 나이츠 챔피언 티셔츠. 경기장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그녀는 마치 그 한순간만을 위해 준비된 사람 같았다.
박기량이 입은 건 특별할 것 없는 흰색 티셔츠와 짧은 팬츠였지만, 그 위에 새겨진 ‘CHAMPIONS’라는 붉은 레터링은 그녀를 누구보다 눈부시게 만들었다. 2024–2025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SK 나이츠의 분위기를 가장 잘 표현한 룩이었다. 단순하지만 강렬했고, 편안하지만 프로페셔널했다.
치어리더 박기량은 그저 팀의 승리를 축하하는 사람 그 이상이었다. 그녀는 경기를 예술로 만드는 사람이고, 응원을 감동으로 만드는 상징이다. 티셔츠의 사이즈는 오버핏, 하의는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짧은 화이트 팬츠. 그리고 손에는 검정과 빨강이 어우러진 펌폼이 들려 있었다. 박기량이 무대 위에서 어떤 에너지를 뿜어냈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조합이었다.
무대 밖에서 보면 이 룩은 무심한 듯 편안한 캐주얼이다. 흰 티셔츠에 흰색 팬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박기량이 입으면 다르다. 실루엣은 루즈하게, 색감은 톤온톤으로 통일감 있게, 그리고 전체적인 스타일링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이런 조합은 단순해 보이지만, 오히려 세련됨을 강조한다.
응원 도중 흘러내릴 법한 머리는 자연스레 늘어뜨렸고, 메이크업은 눈꼬리만 살짝 들어 올린 채 발그레한 블러셔가 전부다. 과하지 않은 표현력, 그 안에 담긴 단단한 자신감이 인상적이다. 박기량은 화려한 무대의상이 아니어도 존재감 하나로 사람들의 시선을 모은다.
SK 나이츠의 우승은 선수들의 힘이 컸지만, 경기장 분위기를 만들고 관객의 호흡을 이끄는 이들의 역할 또한 중요했다. 그 중심엔 언제나 박기량이 있었다. 경기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끝날 때까지, 그녀는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팀의 색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은 유독 긴장이 많았던 해다. 그만큼 우승의 감동은 컸고, 박기량의 미소에는 여러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 눈을 감고 미소 지은 그녀의 얼굴에서 응원이라는 단어 이상의 무게가 느껴졌다. 사람들은 치어리더라는 타이틀로 그녀를 설명하지만, 그건 아주 작은 단면일 뿐이다.
한 장의 사진이 보여주는 건 단순한 순간이지만, 그 순간을 구성하는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다. 박기량은 그 모든 걸 입은 채 오늘도 경기장 위를 누빈다. 언제나처럼 묵묵하게, 언제나처럼 아름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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