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하는 명품 플랫폼…기업회생 신청한 발란, 인수전 난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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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하는 명품 플랫폼…기업회생 신청한 발란, 인수전 난관 전망

투데이신문 2025-04-01 11:10: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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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플랫폼 발란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명품 플랫폼의 몰락이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명품 플랫폼 발란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명품 플랫폼의 몰락이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명품 플랫폼 발란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명품 플랫폼의 몰락이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발란이 기업회생 절차와 동시에 M&A(인수합병)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인수 기업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명품 플랫폼 시장이 성장 한계를 맞이한 데다 현재 발란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명품 플랫폼 발란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지난달 24일 발란이 일부 입점 판매자들에게 정산금을 지연하면서 입금 지연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발란은 28일 정산 금액·지급 일정 등을 안내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실행되지 않았으며 같은 날 카드사와 PG사는 신규 결제 중단에 나섰다. 입점사 몰래 회생 신청을 준비한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발란은 당시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기습 회생 신청을 발표했다.

발란 최형록 대표는 “1분기 내 계획했던 투자 유치를 일부 진행했으나 당초 예상과 달리 추가 자금 확보가 지연돼 단기적인 유동성 경색에 빠지게 됐다”며 “파트너의 상거래 채권을 안정적으로 변제하고 발란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3월 31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발란의 미정산 금액 규모는 130억원으로 추정된다. 1300여개의 업체가 발란에 입점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 달 평균 거래액은 300억원 수준이다.

발란은 이번 회생 절차가 타사와 다르다고 해명했다. 최 대표는 “일반 소비자에게 금전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현재 미지급된 상거래 채권 규모도 발란 월 거래액보다 적은 수준”이라며 “이미 지난 3월부터는 쿠폰 및 각종 비용을 구조적으로 절감해 흑자 기반을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명품 플랫폼의 하락세는 예견된 결말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당시 보복 소비의 일종으로 럭셔리·명품 소비가 크게 늘었지만, 코로나 시기 정점을 찍은 후 성장 동력을 잃은 상태다. 업계 차원에서 실적 개선을 위한 뾰족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최근 고물가 기조에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태다.

모바일인덱스가 조사한 명품 플랫폼(발란·트렌비·머스트잇·오케이몰 등) 신용·체크카드 결제 추정 금액 데이터에 따르면, 명품 플랫폼 결제액은 2022년(1~8월) 9245억원에서 2023년(1~8월) 6069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1~8월의 결제 추정금액은 3758억원으로 나타났다. 2년 새 결제 추정금액이 약 59% 줄어든 것이다.

주요 명품 플랫폼 3사의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발란은 2020년 매출 243억원에서 2021년 522억원, 2022년 891억으로 외형 성장을 이뤄왔다. 반면 영업손실도 2020년 63억원에서 2021년 190억원, 2022년 379억원으로 늘어났다. 엔데믹에 접어든 2023년 매출은 392억원으로 폭락했으며, 영업손실은 99억8000만원으로 4년째 적자를 이어왔다. 2023년 말 기준 발란의 누적 결손금은 약 785억원이며, 자본총계는 -77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트렌비와 머스트잇도 마찬가지다. 트렌비는 2021년 330억원, 2022년 233억원의 영업손실(연결 기준)을 기록했다. 2023년 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수익성 개선을 통해 손실액은 줄였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다. 머스트잇도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00억, 2022년 168억, 2023년 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년째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발란은 회생 인가 이전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인수 기업 모색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발란은 지난 31일 이번 주 내로 매각 주관사를 지정하고 외부 인수자를 유치해 향후 현금 흐름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도 발란의 인수합병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커머스 플랫폼 관계자는 “명품 플랫폼은 코로나 당시 반짝 성장한 카테고리다. 특별한 콘텐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려운 업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 발란 인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며 “이커머스 플랫폼이 명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싶으면 해외 업체 중 상품 DB를 갖고 있는 곳과 제휴를 맺으면 된다”고 말했다.

패션 플랫폼 관계자도 “고물가 기조에 패션업계는 물론이고 명품 플랫폼도 업황이 악화한 상황이다. 특히나 최근에는 소비 심리가 둔화하며 명품 소비보다는 SPA 브랜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기업을 인수할 기업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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