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A매치 휴식기를 거친 프로축구 K리그1(1부) 6라운드 화제의 중심은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터뜨린 FC서울 정승원의 세리머니였다.
서울은 지난달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6라운드 대구FC와 홈 경기서 짜릿한 3-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서울은 3위(승점 11)로 뛰어오르며 본격적인 선두권 경쟁에 나섰다.
이 경기의 주인공은 정승원이었다. 정승원은 1-2로 뒤지던 후반 45분 멋진 발리슛으로 극적인 동점 골을 터뜨렸다. 이어 후반 48분에는 상대 골대로 쇄도하던 문선민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건네며 역전 골을 도우면서 승리의 일등 공신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결과를 떠나 정승원이 보인 세리머니로 시선이 쏠렸다. 정승원은 동점골을 넣은 직후 반대편 대구 원정 팬 좌석을 향해 달려갔고, 오른손 귀에 손을 올리며 대구 팬들을 도발하는 듯한 제스쳐를 보였다. 이 제스처는 선수가 상대팀 팬들의 야유 혹은 조롱에 대응하는 한 방법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양팀 선수들이 충돌했고, 주심은 정승원에게 경고하며 경기장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대구는 정승원의 친정팀이다. 정승원은 대구에서 2017년 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2021년까지 활약했다. 하지만 마지막 시즌이었던 2021년 대구와 정승원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당시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던 정승원은 대구와 연봉 협상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갈등을 빚었다. 시즌 막바지에는 방역 수칙 위반, 부상과 관련한 강제 출전 논란으로 대구와 결별했다. 이후 정승원은 수원 삼성과 수원FC로 이적했으나 대구를 만날 때마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발’성 게시물을 올렸고, 대구 팬들과 옛동료들 역시 감정적으로 정승원에게 맞대응했다. 이번 경기 역시 대구 팬들은 정승원이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쏟아냈다.
정승원의 이런 행동에 관해서 의견이 갈린다. 불필요한 자극이라며 비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K리그의 흥행을 위해 이 정도 행동은 도움이 된다는 쪽으로 나뉜다. 정승원은 “대구 팬들에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고, 김기동 서울 감독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감정”이라며 감쌌다.
프로 스포츠에서 선수와 팬 사이의 감정적인 교류는 흔한 일이지만, 그 선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 행위에 관해 사후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리그 흥행을 더욱더 키우는 불씨가 될지 아니면 불필요한 갈등을 키우는 행동일지에 대한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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