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 공매도 재개 첫날 국내 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우려와 더불어 공매도 재개로 인한 불확실성이 증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차잔고비율이 높은 종목들의 하락 폭이 컸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00% 하락한 2481.12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코스피가 25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4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코스닥지수는 3.01% 내린 672.8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 매도세가 지수 하락세를 이끌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조5754억원을 팔아치웠고, 코스닥 시장에서도 2000억 넘게 판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7951억원어치, 661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종목별로 보면 공매도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았던 대차잔고 상위 종목 주가의 하락 폭이 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99%, 4.32% 하락했으며, 한미반도체는 10.85% 내렸다. 포스코퓨처엠(-6.38%), 엘앤에프(-7.57%), LG에너지솔루션(-6.04%) 등 이차전지주의 낙폭도 컸다.
한국주식투자연합회 정의정 대표는 “공매도 재개로 인한 외국인 이탈이 국내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며 “특히 이차전지 관련주 낙폭이 크게 나타났으며 외국인들이 대차 물량으로 주식을 많이 빌렸다가 일시에 공매도를 통해 주가를 급락시키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매도 재개 첫날의 흐름만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과거에 공매도 피해가 컸던 만큼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와 불안감이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 침체 불안감으로 아시아 주요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3.9%, 대만 가권지수는 4.2%, 홍콩 항셍지수는 1.28% 내렸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4월 2일로 예정된 상호관세 부과를 원칙적으로 ‘모든 국가’에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관세 전쟁이 격화될 우려가 커졌다. 이에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가 글로벌 증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국내 증시 하락은 상호관세에 대한 공포감이 주된 원인”이라며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세를 보이며 일본, 대만 등 주변국은 우리나라보다 더 크게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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