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정혜련 작가] 민화는 오랜 세월 동안 서민들의 삶과 희망을 담아온 그림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복을 기원하고, 액운을 막으며, 자신의 삶에 기쁨을 더하고자 했다. 나 또한 예술을 통해 ‘행복’을 전하고자 하는 작가로서, 민화 속에서 행복의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다. 특히 올해 4월부터 선배가 운영하는 화실에서 취미로 동양화를 배우고자 하는 분들에게 민화를 가르치게 되어 행복이라는 주제를 더욱 깊이 탐구할 기회를 얻었다.
민화에는 다양한 소재가 등장하는데, 그중에서도 행복과 직결되는 대표적인 그림들이 있다. ‘책가도’는 학문과 지혜를 상징하며, 공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성취감과 기쁨을 담고 있다. 또한 ‘모란도’는 부귀와 화려함을 상징하며, 풍요롭고 아름다운 삶을 꿈꾸는 사람들의 염원을 담고 있다. 이러한 민화는 단순한 장식용 그림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속 깊이 자리 잡은 바람과 소망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내가 민화를 가르치면서 전하고 싶은 것은 단순히 기법을 익히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을 그림 속에 녹여내는 것이다. 행복이라는 것은 각자에게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꿈을 이루는 과정이 행복일 수 있다. 그렇기에 민화를 그리는 과정에서 각자의 행복을 떠올리고, 그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전통적인 ‘십장생도’를 변형하여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볼 수도 있다. 장수를 기원하는 그림인 ‘십장생도’는 장수의 의미를 단순히 오래 사는 것에서 나아가 건강한 삶, 풍요로운 삶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 ‘호랑이와 까치’를 주제로 한 그림도 흥미롭다. 이 그림은 권위를 상징하는 호랑이와 길조를 의미하는 까치를 통해 조화로운 관계와 좋은 소식을 나타낸다.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본다면, 나의 작품 주제인 ‘함께하는 행복’과도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행복을 배달하는 캐릭터 ‘몽다’와 ‘거복이’를 창작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이러한 캐릭터가 민화의 요소들과 결합하여 새로운 해석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테면 ‘몽다’와 ‘거복이’가 복을 나누어 주는 장면을 민화 스타일로 표현한다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새로운 행복의 그림이 될 수 있다.
결국 민화는 단순히 옛 그림이 아니라 시대를 뛰어넘어 우리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예술이다. 민화를 배우는 분들이 각자의 행복을 고민하고, 그것을 그림으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진정한 의미를 찾기를 바란다. 그리고 내가 가르치는 수업이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자신의 행복을 그려 나가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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