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KT 지분율·영향력 하락 및 KT IPTV 서비스 부정적 영향 우려"
KT측 "국내 유료방송 전반에 대한 영향 등 종합적 검토"
그 사이 지상파-넷플릭스·쿠팡플레이 파트너십...웨이브 강점 약해져
[포인트경제] 16개월째 지연되고 있는 국내 토종 OTT 티빙·웨이브 합병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관련 심사 착수로 구체화되면서 현재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은 KT스튜디오지니의 결정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KT와 티빙·웨이브 / 뉴시스 (포인트경제)
31일 통신방송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한명진 SK스퀘어 사장은 지난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티빙·웨이브 합병에 대한 공정위의 '임원 겸임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합병을 위해서 양사 모든 주주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원만한 주주 논의를 통해 승인 절차를 완료와 빠른 진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공정위의 심사 절차는 양사 임직원이 서로 이사로 등재될 수 있는 구조를 검토하는 절차로, 이후 본격적인 기업결합 심사는 별도로 이뤄진다. 다만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지연 등 정부 정책 방향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정위가 정무적 부담이 큰 사안의 판단을 유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와중에 여전히 '검토중'이라는 KT측 입장에도 변함이 없어 넷플릭스 대항마로 기대를 모았던 국내 토종 OTT 탄생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앞서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 2023년 말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공룡 OTT 넷플릭스에 대응할 토종 통합 OTT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그러나 티빙의 지분 약 13%를 보유한 2대 주주 KT스튜디오지니가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본계약이 미뤄졌다. 업계는 KT측이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으로 발생할 지분율 하락과 KT IPTV 서비스가 받을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 SK스퀘어와 티빙은 합병 추진에 적극적이다. SK스퀘어는 지난 26일 이헌 SK스퀘어 포트폴리오관리매니징 디렉터를 웨이브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최주희 티빙 대표도 지난달 12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웨이브와의 합병을 통해 2년 내 국내 7~800만명, 해외서도 동일 수준 가입자 확보 목표"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OTT 시장은 사실상 넷플릭스의 독주로 이어지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월 전체 OTT의 앱 사용 시간 점유율은 넷플릭스가 61.1%로 압도적이었고, 그 뒤로 티빙 16.5%, 쿠팡플레이10.2%, 웨이브9.0% 순으로 나타났다. 티빙과 웨이브는 가입자 성격이 달라 만일 양사가 합병할 경우 가입자 수 기준 OTT 2위 자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KT스튜디오지니의 고민으로 합병이 지연되는 동안, 지상파들이 넷플릭스·쿠팡플레이와 잇단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웨이브의 지상파 콘텐츠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KT스튜디오지니는 합병 실효성이 더 악화되기 전에 빠른 결정을 내놓아야하지 않느냐는 압박에 시달리게 됐다.
지금까지도 KT측은 이와 관련해 "국내 유료방송 전반에 대한 영향 등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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