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시오스, CNN방송 등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이 브리핑룸 좌석 배정을 ‘직접’ 관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해당 계획이 사실이라는 것은 확인했지만, 이 관계자는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선 친(親)트럼프 성향의 보수 매체들을 앞줄에 배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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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백악관 브리핑룸은 다양한 매체에 걸쳐 49명의 기자를 수용하고 있으며, 좌석 배정은 독립 단체인 백악관 기자협회(WHCA)가 담당하고 있다. 좌석 배정은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조금씩 바뀌는 경향을 보였다.
백악관은 현재 출입 기자 여부만 결정하기 때문에 취재가 허락된 기자라도 브리핑룸 좌석은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 집권 1기였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도 기자단 좌석 배치를 변경하려고 시도했으나, 기자들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CNN은 “이번 계획이 실현되면 백악관과 언론 간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백악관의 궁극적인 목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화적인 미디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백악관은 전통적으로 주요 방송사, 케이블 뉴스 네트워크, 전국권 신문사 및 통신사 등 소위 ‘주류 매체’를 선호해 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이들 주류 매체들과 자주 갈등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깎아내리는 보도를 한 매체는 ‘가짜 언론, 가짜 뉴스’로 규정하곤 했다.
이에 집권 2기 들어서는 백악관이 기존 보도 관행을 뒤집어 엎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AP통신 기자가 가장 먼저 질문을 하는 관례가 깨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캐롤라인 레빗 신임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월 28일 첫 브리핑을 진행하면서 온라인 매체 기자에게 최초 질문 기회를 부여했다.
이후 백악관은 AP통신과 멕시코만 표기 변경 문제로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직후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 AP통신이 기존 표기를 고수하자 백악관은 해당 매체 기자의 백악관 출입을 제한했다.
백악관은 주류 언론을 견제하고 친트럼프 성향의 매체를 강화하기 위해 극우 성향 매체인 ‘원 아메리카 뉴스’를 브리핑에 초대하는가 하면, 팟캐스터,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뉴스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에게도 취재를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기자가 아닌 경우 대부분이 워싱턴DC에 거주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효과는 제한적이다.
언론 솎아내기는 비단 백악관에만 그치는 현상이 아니다. 최근 미 국방부에서도 NPR, CNN 등의 기자들을 내보내고 친트럼프 성향의 언론인들을 배치했다.
CNN은 “트럼프 측근이나 지지자 등은 주류 언론계를 통제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매체를 격상시키려는 또 다른 방식이라며 환호하고 있다”며 “반면 WHCA와 기존 매체들은 언론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오는 4월 예정된 WHCA 주최 연례 만찬에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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