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남해와 제주 앞바다에서 보리멸이 다시 잡히기 시작했다. 모래밭 위를 떠다니는 작은 흰살생선. 생김새는 날렵하고, 살은 부드럽다. 경남 고성, 통영, 거제, 제주 지역 수산시장에는 제철을 맞아 보리멸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유난히 긴 겨울을 지나 제철에 접어든 해산물 중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내는 생선. 초봄 생선을 고르기 위해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눈길이 보리멸로 향하고 있다.
수온이 부르는 생선, 제철은 이미 시작됐다
보리멸은 물속 온도가 오르기 시작할 무렵 활동량이 늘어난다. 일반적으로 4월부터 6월까지가 성어기로 알려졌지만, 3월 말부터 이미 일부 조업이 시작된다. 제주는 물론 남해안 일부 어촌에선 조기 어획량이 소폭 증가했고, 산지 직송을 내세운 도매시장에도 보리멸이 출하되고 있다.
경남 통영의 수산시장 상인은 “제철 시작 직전이 오히려 맛이 깔끔하다”며 “몸집은 아직 작지만 살은 단단하고 비린내도 적다”고 말했다. 겨울철 잡히는 생선이 지방 함량이 높은 데 반해, 초봄 보리멸은 기름기가 적고 담백하다. 이 때문에 입맛 까다로운 사람들은 지금 시기의 보리멸을 더 즐겨 찾는다.
이름도 맛도 낯선 생선, 알고 보면 꾸준한 손님
보리멸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생소한 생선이다. 경남과 제주에서는 흔하게 소비되지만, 수도권에서는 특산물 행사나 지역 반찬 메뉴에서나 겨우 마주칠 수 있다. 전국적으로 소비량이 크게 늘어나는 생선은 아니지만, 매년 봄마다 빠지지 않고 유통되는 단골 손님처럼 자리 잡고 있다.
보리멸은 멸치보다 몸집이 크고 날렵하며, 은빛 비늘이 빛에 따라 반짝인다. 주로 바닥이 모래로 된 얕은 해역에 서식하며, 떼 지어 이동한다. 낚시보다는 작은 그물망을 이용한 연안 정치망 어업으로 포획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담백하고 깔끔한 맛, 부담 없는 흰살생선
보리멸은 비린내가 없고 맛이 담백하다. 뼈가 얇아 통째로 조리해도 거슬리지 않고, 살은 부드러우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대부분 구이로 조리하지만, 회, 튀김, 조림, 무침까지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요리에 두루 쓰인다. 특히 보리멸회는 제주 지역에서 별미로 취급된다.
영양 면에서도 단단하게 평가받는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어 소화가 잘되며, 칼슘과 인, 마그네슘 같은 무기질도 고르게 들어 있다. DHA와 EPA 같은 오메가-3 지방산도 포함돼 있어 혈중 지질 농도 조절에 도움을 준다. 환절기에 떨어지기 쉬운 식욕을 끌어올리기에도 적당하다.
집에서도 간편하게, 바삭한 보리멸 튀김 레시피
보리멸은 크기가 작고 손질이 쉬워 가정에서도 조리가 간편하다. 가장 흔한 요리는 소금구이지만, 튀김 역시 만들기 어렵지 않다. 아래는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바삭한 보리멸 튀김 레시피다.
요리 재료
- 보리멸 10마리, 튀김가루 1컵, 물 3/4컵, 전분 약간, 소금 약간, 후추 약간, 식용유 적당량
만드는 법
1. 보리멸의 비늘을 긁고 내장을 제거한 뒤 깨끗이 씻는다.
2.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은 뒤 소금과 후추로 밑간한다.
3. 튀김가루와 물을 섞어 반죽을 만든다.
4. 보리멸에 전분을 얇게 묻힌 후 튀김 반죽을 입힌다.
5. 170도로 예열한 기름에 노릇하게 튀긴다. 한쪽 면이 익으면 뒤집어 양면을 고르게 튀긴다.
6. 튀긴 보리멸을 키친타월 위에 올려 기름을 뺀다.
보리멸 튀김은 그대로 먹어도 좋고, 간장에 찍어도 맛이 배어난다. 무즙이나 레몬즙을 곁들이면 느끼함 없이 즐길 수 있다. 뼈째 먹을 수 있어 손질이 간단하고, 조리도 빠르다. 남해안 제철 생선을 집에서 바삭하게 즐기고 싶다면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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