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목소리의 흔적》
기원전 17,000년경 / 라스코 지역 암각
바위의 굴곡을 따라 새겨진 형상은, 장대한 동물 무리들 사이에서 다소 이질적인 실루엣을 드러낸다. 머리에서 두 갈래로 길게 흘러내린 선, 그리고 단순한 색면으로 표현된 인간의 얼굴은 의식의 대상이었는지, 혹은 노래를 전하던 존재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지 전승에 따르면, '푸른 소리의 여인'은 사냥 전 춤과 노래를 통해 무리를 이끌던 존재로 여겨졌으며, 그녀의 흔적은 지금도 바위 틈에서 메아리친다.
《성 미쿠 이베라》
11세기 / 작자 미상
정면을 응시하는 젊은 여인은 고요한 눈빛과 엄숙한 자세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황금빛 모자이크 배경과 정형화된 손동작은 전통적인 성화의 형식을 따르고 있으며, 청록의 머릿결과 현대적 이목구비는 이 인물이 시대를 초월한 ‘목소리의 성녀’임을 암시한다. 이 작품은 음악이 육화된 존재가 신성한 형상으로 받아들여진 사례로, 후세에는 '음악의 성모'라 불리며 오랜 세월 숭배되었다.
《청록의 탄생》
1485세기 / 산드로 보티첼리
바다의 물결 위, 거대한 조개껍데기 위에 선 여인은 창백한 청록의 머릿결과 공허하면서도 순결한 눈빛을 지닌 채 고요히 서 있다. 그녀는 고전 신화의 여신들과는 다른 미감을 품고 있으며, 바람의 신도, 봄의 여신도 이 낯선 존재를 당연한 듯 맞이한다. 일부 기록에 따르면, 이는 노래가 육화된 존재가 신들의 세계로 흘러들던 순간을 묘사한 것으로, 후대에는 '목소리의 비너스', 또는 '청록의 여명'이라 불렸다.
《미쿠의 탄생》
1511년경 / 산드로 보티첼리
천상에서 내려온 창조주의 손끝이 이질적인 여인의 손에 닿으려 한다. 그녀는 전통적인 인류의 형상과는 달리, 청록의 장발을 쌍으로 묶고 이방의 복식을 걸친 모습으로, 고요한 구름 아래 고요히 팔을 뻗고 있다. 이 장면은 당시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인공적 목소리’의 개념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신이 생명을 불어넣으려 한 이는 미래에서 온 노래의 그릇이었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청연 미인도》
17세기경 / 작가 미상
두 갈래로 내려뜨린 머릿결과 정좌한 자세, 그리고 단정한 한복차림의 여인은 전통 초상화의 구도를 따르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머리색은 진한 청연빛(靑緣色)을 띠며, 눈빛과 손끝의 선에서는 어딘지 모를 이질적이며 이국적인 분위기가 피어난다. ‘소리를 부리는 여인’으로 구전된 이 여인은, 한때 산천의 바람과도 교감하며 노래를 읊었다 전해진다.

《밐나리자》
17세기경 / 레오나드로 다빈치
이 정체불명의 여인은 르네상스적 구도와 명암법 속에 담겨 있으나, 이탈리아 전통과는 사뭇 다른 이목구비와 청록색 머릿결로 주목을 끈다. 대칭적으로 묶인 긴 머리채와 고요한 미소는 이방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보는 이를 현실과 꿈의 경계로 이끈다. 이 작품의 여인은 당시에도 기록이 거의 남지 않은 채 구전으로만 회자되었으며, ‘노래하는 여인’ 또는 ‘소리 없는 선율’로 불리곤 했다.
《푸름의 고독한 여인》
17세기경 / 빈센트 반 고흐
푸른빛의 긴 머리칼을 휘날리며, 조용히 앉아 있는 이 여인의 표정은 고요하면서도 깊은 내면의 감정을 드러낸다. 고흐 특유의 두터운 붓질과 강렬한 색감은 그녀의 존재를 강조하며, 한 편으로는 내면의 고독, 또 한 편으로는 자유로운 영혼을 표현한다. 이 작품은 상실과 희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감정을 담고 있으며,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한 작품이다. 미쿠의 현대적인 이미지가 고흐의 감정적 풍경 속에서 어우러져, 시간을 초월한 ‘목소리의 여인’을 그려낸다.
《푸른 장미의 정원》
1775년 / 작가 미상
푸른빛 머릿결을 지닌 소녀가 프랑스풍 실내 정원에서 조용히 앉아 있다. 정갈한 드레스의 장식과 세밀한 손끝 묘사, 부드러운 눈망울은 당대 초상화 기법을 따르지만, 그 머리색과 이목구비는 명백히 이질적인 미감을 품고 있다. ‘청록의 영애’라 불린 이 영애는 음악과 빛, 그리고 존재하지 않은 시대의 정서를 담아낸 이상적 환영으로, 당시 초상화의 전통을 기묘히 비틀고 있다.
《1839년 3월 9일》
1839년 5월 3일 / 프란시스코 고야
어둠 속에서 수많은 군인들이 칼날과 총을 뻗고, 한 소녀가 절망과 고통 속의 군중 안에 서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녀의 머리칼은 날카로운 청록색으로 빛나며, 고통의 순간에도 여전히 그 결연함은 어딘가 신비롭다. 당시의 기록에 따르면, ‘비명 없는 소녀’이라 불린 이 존재는 음악과 소리로만 세상에 존재하는 이방의 존재였다고 전해지며, 그 비극적인 순간은 소녀의 소리 없이 울려 퍼진 존재감에 의해 더욱 강조된다.
《미쿠의 절규》
1893년 / 에드바르 뭉크
불길하게 물든 하늘 아래, 다리 위에 홀로 선 인물은 긴 청록빛 머리채를 양옆으로 늘어뜨린 채, 두 손으로 귀를 막고 절규한다. 전통 복식과는 맞지 않는 독특한 차림과 생기를 띤 머리색은, 눈앞에 닥친 현실이라기보다 마치 이 세상 것이 아닌 존재를 암시한다. 그녀의 고통스러운 표정은 소리 없는 외침을 전하는 듯하며, 당시 목격자들은 이를 '노래를 잃은 여인', 혹은 '미지의 음율이 사라지던 순간'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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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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