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28일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된 4·2 재보궐선거가 정치적 격랑 속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절호의 기회가 됐다. 각 진영의 강성 지지층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로 결집해 마치 여론이 양분된 듯 보이지만, 중도층이 투표에 참여해 민심을 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2일 본투표가 치러지는 이번 재보궐선거는 ▲기초단체장 5곳(서울 구로구·충남 아산시·경북 김천시·경남 거제시·전남 담양군) ▲교육감 1곳(부산시) ▲광역의원 8곳(대구 달서, 인천 강화, 대전 유성, 경기 성남분당·군포, 충남 당진, 경북 성주, 경남 창원마산회원) ▲기초의원 9곳(서울 중랑·마포·동작, 인천 강화, 전남 광양·담양·고흥, 경북 고령, 경남 양산) 등 총 23곳에서 열린다.
무엇보다 아산시장 재선거는 선거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충청권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민주당 오세현 전 아산시장과 국민의힘 전만권 전 천안시 부시장, 새미래민주당 조덕호 충남도당위원장, 자유통일당 김광만 전 아산시의원 등 4명이 경쟁한다. 이번 재선거는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박경귀 아산시장이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아 치러진다.
광역의원 중에선 경기 성남시 제6선거구(서현1·2동, 판교동, 백현동, 운중동) 도의원 보궐선거 결과가 민심의 바로미터로 읽힐 수 있다. 성남6이 속한 국회의원 선거구 분당갑은 ‘천당 아래 분당’이라 불릴 만큼 보수세가 강하지만 지난 22대 총선에서 정권심판론이 거세 여야가 치열하게 맞붙었던 곳이다. 당시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가 53.27%를 얻으며 민주당 이광재 후보(46.72%)를 꺾었다.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되며 민심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성남6에는 김진명 민주당 후보와 이승진 국민의힘 후보 등 2명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김 후보는 분당판교청소년수련관장과 서정대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이 후보는 가천대 겸임교수를 맡았고 현재 민주평통 성남시협의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해당 선거구는 이기인 전 도의원이 지난해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하기 위해 사직해 공석이 됐다.
같은 영남권이지만 TK보다는 보수 성향이 약한 PK에서 치러지는 부산교육감과 거제시장 선거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부산교육감 재선거의 경우 보수 진영 두 후보 간의 단일화가 무산돼 진보 단일 후보로 출마한 김석준 전 부산교육감의 승리 가능성도 점쳐진다. 보수 진영이 2014·2018년 모두 단일화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패했고, 단일화에 성공했던 2022년에는 이겼기 때문이다. 다만 김 전 후보는 현재 2018년 교육감 재직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해직된 전교조 교사 4명을 특별 채용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사법리스크’가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 미지수다.
거제시장 재선거는 박종우 전 거제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 판결을 받으면서 치러지게 됐다. 민주당 변광용 후보와 국민의힘 박환기 후보가 탄핵 찬반 세대결 양상을 펼치고 있다. MBC경남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맡겨 지난 25~26일 벌인 여론조사 결과, 변광용 후보 50.8%, 박환기 후보 39.1%, 무소속 김두호 후보 3.0%, 무소속 황영석 후보 0.4%로 변 후보가 박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있다.)
구로구청장 보궐선거는 국민의힘이 귀책 사유로 무공천했지만, 보수에서 자유통일당이 후보를 내면서 민주당 장인홍 전 서울시의원과 자통당 이강산 청년최고위원, 조국혁신당 서상범 전 대통령실 법무비서관, 진보당 최재희 지역위원장 등이 ‘1강 1중 2약’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폴리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에브리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2~23일 이틀간 만 18세 이상 구로구민 500명을 대상으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 장 후보가 42.4%로 앞서나가고 있다. 뒤이어 자통당 이 후보가 17.2%, 혁신당 서상범 후보 8.7%, 진보당 최재희 후보 5.2% 순으로 나타났다. 이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이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에 나서며 보수 지지층이 이 후보로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
담양군수 선거는 지난해 10월 영광군수 재보궐선거와 같이 야권 간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민주당 이재종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과 혁신당 정철원 3선 담양군의회 의장 등이 2파전 양상으로 치러지고 있다. 민주당의 우세가 점쳐졌으나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최화삼 전 예비후보가 돌연 혁신당 후보를 지지하면서 박빙의 승부을 펼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가 호남일보 의뢰로 3월 23일부터 24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혁신당 정 후보가 47.1%, 민주당 이 후보가 47%로 0.1%차 초접전으로 나타났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은 야권 텃밭인 담양군수 선거에 지원자가 없어 후보를 내지 못했다.
4·2재보궐선거의 사전투표는 이날부터 이틀간 전국 23곳 선거구 345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사전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로, 투표 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모바일 신분증은 앱을 실행해야 하고 캡처된 화면은 인정되지 않는다.
선관위는 사전투표에 대한 부정선거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투표함을 이송하거나 보관하는 모든 과정에 후보자가 추천한 참관인이 참여하고, 사전투표를 마친 뒤에는 지방선관위가 CCTV가 설치된 장소에 관내 사전투표함을 2일까지 보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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