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영풍·MBK 파트너스(이하 MBK)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방어전에 성공했다.
이날 주총에서 신규 이사 선임과 이사 수 상한 설정 등의 안건을 통과시키며 경영권 수성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주총 개의에 앞서 자회사 썬메탈홀딩스(SMH)를 통해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의결권을 제한한 것이 주총 승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영풍 보유 의결권이 제한된 채 열린 주총에서는 최 회장 측이 요구한 이사 수를 19인으로 상한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이는 지분율에서 앞선 영풍·MBK 측이 향후 수시로 임시주총을 열어 신규 이사를 선임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신규 이사로는 최 회장 측 5인, 영풍·MBK 연합 측 3인이 선임됐다.
감사위원을 겸직하는 사외이사까지 포함하면 최 회장 측이 확보한 이사는 총 11명, 영풍·MBK 측은 4명으로 집계돼 최 회장 측이 이사회 과반을 장악했다.
이날 투표에서 회사 측 추천 이사 후보 중 박기덕 대표이사와 권순범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 등 5인이 이사로 선임됐다.
고려아연은 지난 1월 임시주총에서 집중투표제를 도입한 데 이어, 이날 정기주총에서는 이사 수를 19인으로 제한하는 안건까지 통과시켰다.
이 안건은 출석 주식 수 대비 70% 이상의 지지를 받으며 가결됐다. 이로써 최대 주주인 영풍·MBK 연합의 추가 이사회 진입을 일정 부분 늦출 수 있게 됐다.
또한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도록 하는 의안과 분기배당 도입, 배당기준일 변경 안건도 통과됐다.
MBK가 최근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책임론에 직면한 점도 고려아연으로선 경영권 방어 여론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주총장에는 고려아연 노조 조합원들이 대거 참석해 적대적 M&A 시도를 비판했으며, 홈플러스 노조원들도 주총장 인근에서 MBK의 무책임한 경영 행태를 비판하고 더 이상의 기업사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고려아연 측은 "제2의 홈플러스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MBK의 경영권 진입은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총 현장에서도 상당수 주주들은 고려아연이 제2의 홈플러스가 되는 상황을 막아야 하고, 자원안보와 글로벌 전략광물 공급망에 기여하는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을 지켜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영풍·MBK 연합 측이 상호주 제한과 관련한 법적 분쟁을 이어가는 동시에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면서 이사회 진입을 모색할 방침을 밝히면서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 회장 측 기존 이사 4인은 현재 효력정지 가처분 상태로, 최 회장 측은 법적 분쟁을 통해 기존 4인 이사의 효력도 되살린다는 방침이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해외 투자자들이 고려아연의 안정적 경영을 이유로 향후 주총에서 최 회장 측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을 적대적 M&A 위협으로부터 지켜내야 한다는 점에 많은 주주와 국민들께서 깊은 공감을 드러냈다"며 "대한민국의 자원안보를 뒷받침하고 글로벌 전략광물 공급망의 중심축으로서 역할을 계속 수행하면서 주주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뉴스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