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정주희 기자] 최근 KT그룹이 디지털 광고 대행사 플레이디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CT’ 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다만 업계에서는 그룹 전체 미디어·광고 생태계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8일 산업계에 따르면, KT그룹 자회사 나스미디어는 지난 10일 플레이디의 지분 46.92% 490억 원을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숲(구 아프리카TV)’에 매각했다. 현재 KT가 직접 보유하고 있는 플레이디의 지분은 23.46%로, 플레이디 매각은 사실상 완료된 상태다.
KT가 광고사업에서 발을 빼고, 새로운 미래 먹거리인 ‘AICT 기업’으로서의 구조 전환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KT는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수익성이 낮은 사업 중심으로 구조개선을 진행하기 위해 사업·인력 구조 등 여러 방면에서 혁신을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AICT’는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것이다.
“나스미디어, 플레이디 잘 팔았다”
업계에서는 나스미디어의 연결 실적 부담 해소 측면에서 이번 매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나스미디어는 2024년 기준 매출 936억 원, 영업이익 174억 원으로 본업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유지했다. 다만 연결 자회사인 플레이디는 매출 1,425억 원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 -46억 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플레이디는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이익을 남기지 못하면서, 나스미디어의 연결 순이익을 깎아먹는 구조였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자회사가 본사 실적을 오히려 누르고 있다”며 지적해왔다.
플레이디의 자산총계 391억 원, 부채총계 205억 원(별도 기준)임을 고려했을 때, 490억 원 수준의 매각가는 시장가치 이상의 평가를 받은 것으로 해석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플레이디는 일정 부분 이익 기여를 했지만, 고정비와 시장 경쟁 심화로 인해 구조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사업이었다”면서 “490억 원이라는 매각가는 자산가치 대비 매력적이며, 향후 나스미디어의 재무 건전성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KT그룹, ‘선택과 집중’
KT그룹의 플레이디 매각은 비핵심 자산 정리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업계는 현금 유동성 확보 및 구조조정 노력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KT그룹은 최근 통신·AI·클라우드 등 핵심 인프라 중심의 포트폴리오 개편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광고 부문은 성장성과 수익성에서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영섭 KT대표는 지난해 11월 사내방송을 통해 “빅테크가 과감히 혁신 성장을 하는 동안 국내외 통신사는 십수년간 지속적으로 성장 정체기를 겪고 있다.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심각한 국면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KT의 사업 구조 변화 의지는 공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5일 KT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개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2028년까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 약 6%를 끌어올리기 위해 ACIT기업으로의 사업구조 전환, 수익성 중심의 사업구조 혁신, 재원 확충, 자사주 매입 등 세부 달성 방안 등이 계획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이 KT그룹의 광고·미디어 사업 생태계에 구조적 공백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간 플레이디는 KT그룹의 광고 대행, 캠페인 운영, 디지털 퍼포먼스 마케팅 등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특히 KT 통신 서비스, 콘텐츠 플랫폼, IPTV 상품 등과의 광고 시너지 창출이 가능했던 요소였다. 이번 매각은 KT그룹이 자체 보유한 마케팅 자산을 외부에 넘긴 것으로, 향후 광고 생태계 내 전략적 유연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KT그룹의 플레이디 매각은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에 집중하는 전략적 선택일 수 있지만, 광고 산업 내 존재감을 약화시키는 기회비용을 감수한 결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현명한 정리’로 평가하는 분위기지만, KT와 나스미디어의 중장기 사업 전략, 숲의 플레이디 활용방향 등에 따라 매각의 가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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