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를 원하는 트럼프' 앞으로 가능한 4가지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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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를 원하는 트럼프' 앞으로 가능한 4가지 시나리오는?

BBC News 코리아 2025-03-28 12:02: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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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그린란드의 땅 위를 지나가는 군용 차량
Reuters
얼어붙은 그린란드의 땅을 가로지르는 군용 차량

최근 몇 달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극해에 자리한 덴마크의 자치령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인 그린란드를 차지하려는 관심을 거듭 보였다.

사실 그는 1기 행정부 첫해인 2019년에도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는 이보다 더 나아가 경제적, 군사적 힘을 동원한 장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덴마크와 유럽 관리들은 그린란드는 매각 대상이 아니며, 그린란드의 영토 보전성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반응이다.

이달 초 그린란드의 중도 우파 야당은 덴마크로부터의 독립 문제, 트럼프 대통령의 획득 의지 등에 힘입어 총선에서 깜짝 승리를 거두었다.

그리고 JD 밴스 부통령 부부를 포함한 미국 대표단의 방문을 앞둔 이번 주,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미국이 자신들의 정치 문제에 간섭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80%가 얼음으로 뒤덮여 있으나, 개발되지 않은 광물 자원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 거대한 영토를 두고 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대립하는 이 비정상적인 상황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그리고 300년 동안 덴마크의 지배를 받아온 그린란드인 5만6000명의 독립에 대한 열망은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그린란드의 미래와 관련해 가능한 4가지 시나리오를 살펴봤다.

트럼프가 관심을 잃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상황

우선 그린란드를 매입하고 싶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그저 엄포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 지역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 덴마크가 그린란드의 안보를 강화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장치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덴마크는 15억달러(약 2조2000원) 규모의 북극 지역 군사 지원책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매입 의사를 드러내기 전부터 준비해 온 정책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발언한 지 몇 시간 만에 발표되었다. 이를 두고 덴마크의 국방장관은 "운명의 아이러니"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덴마크 일간지 '폴리티켄'의 엘리자벳 스반 수석 정치 특파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서 중요한 점은 바로 덴마크가 그린란드에 대한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이 하도록 놔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덴마크 왕립 국방대학의 마크 야콥슨 부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자" 이러한 발언을 꺼낸 것이며, 그린란드는 이번 기회를 이용해 국제적 입지를 다져 독립을 향해 한발 더 나아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도 결국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설령 이렇게 될지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확실히 이 문제에 주목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그린란드의 독립은 수년간 언급된 문제로,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방향이 반대로 흘러가게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스반 특파원은 "최근 며칠간 (독립에 대한) 그린란드 총리의 발언 수위가 낮아졌다. 즉 독립을 원하지만, 장기적으로 보고 싶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갈리쿠 정착지에 휘날리는 그린란드 국기
Reuters

그린란드가 독립에 투표하며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모색하는 상황

그린란드 주민들 사이에서는 언젠가 독립을 쟁취할 것이며, 그린란드가 독립에 투표한다면 덴마크 정부가 결국 이를 받아들이고 비준하리라는 일반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 덴마크로부터 받고 있는 의료 및 복지 관련 보조금을 계속 받을 수 있다는 보장 없이 그린란드가 독립 투표에 나설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덴마크 국제학연구소'의 울릭 가드 선임 연구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린란드 총리가 지금이야 들고일어날 태세를 취할 수도 있으나, 실제 (독립 의사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려 한다면 그린란드의 경제와 복지 시스템은 어떻게 보전할 것인지 설득력 있는 근거를 대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 가지 가능한 다음 단계는 그린란드가 마셜 제도, 미크로네시아 연방, 팔라우와 미국이 맺고 있는 '자유연합협정'을 맺는 것이다. 미국이 경제 원조를 제공하는 대신 해당국 영토를 군사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협정이다.

과거 이미 덴마크 중앙 정부는 그린란드는 물론 또 다른 자국 자치령인 페로 제도의 자유연합협정 지위 획득에 반대한 바 있다. 그러나 가드 연구원에 따르면 현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에 결사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라고 한다.

가드 연구원은 "그린란드의 역사적 경험에 대한 덴마크의 이해는 20년 전에 비해 훨씬 더 개선되었다"면서 "덴마크 또한 식민 지배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불거진 논란으로 인해 "(프레데릭센) 총리는 그린란드에 더 많은 자유를 주면서까지 관계를 유지하는 게 더 나으며, 이를 통해 북극해 내 덴마크의 존재감을 유지하는 게 더 낫다고 국민들을 설득하게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린란드가 덴마크를 없앨 수는 있어도, 미국은 없앨 수 없다는 점이 최근 몇 년간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미국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이 섬을 점령한 뒤 한 번도 완전히 떠난 적 없으며, 이곳을 자국 안보의 요충지로 여긴다.

1951년 체결된 협정은 그린란드에 대한 덴마크의 기본적인 주권은 인정하였으나, 사실상 미국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가드 연구원은 그린란드 관료들은 미국의 역할에 대해 지난 두 미국 행정부와 연락을 취했고, "이제 미국이 절대 떠나지 않을 것임을 알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가 경제적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

한편 트럼프의 경제적 발언이야말로 덴마크에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추측도 있다. 미국이 덴마크산 또는 심지어 EU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며 덴마크가 그린란드와 관해 어떠한 형태로든 양보하도록 강요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야콥센 교수는 덴마크 정부는 그린란드뿐만이 아니라 이러한 상황 자체에 대해 미리 대비해왔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해 왔는데, 이는 유럽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치다. 이에 일부 덴마크 및 유럽 기업들은 현재 제조 공장의 미국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국제적인 로펌인 '필스베리'의 벤자민 코트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관세를 인상하고자 1977년 제정된 '국제 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발동하는 등의 조처에 나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 인상으로 잠재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덴마크의 주요 산업 중 하나는 제약 분야다. 미국은 덴마크에서 보청기, 인슐린 등을 수입하고 있으며 덴마크 기업인 '노보 노디스크'가 만든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 등을 수입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이러한 조치로 가격이 인상된다면 미국 국내 여론의 반응이 좋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올해 2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상품에 부가가치세(VAT)를 부과하는 국가들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미국에는 VAT와 같은 세금이 없다). 덴마크의 부가가치세율은 25%로, 상호 보복 관세가 부과되면 덴마크의 대미 수출 경쟁력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린란드, 북미, 유럽 지도
BBC

트럼프가 그린란드를 침공하는 상황

'극단적 선택지'는 다소 가능성이 작아 보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행동도 배제하지 않는 상황이기에 고려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미국은 이미 그린란드에 군사 기지와 많은 병력을 보유하고 있기에 이 지역을 통제하기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야콥센 교수는 "미국은 이미 사실상 통제권을 지니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발언은 잘못된 정보에 근거한 것으로 보이며, 그 발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해도, 미국의 군사력 사용은 국제적인 사건으로 이어질 것이다.

스반 특파원 또한 "미국이 그린란드를 침공하면 NATO를 침공하는 것"이라면서 "그래서 여기서부터 말이 되지 않는다 (동맹국 중 한 곳이 공격받으면 모든 동맹국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대응한다는) NATO 조약 5조가 발동될 것이고, 회원국이 다른 회원국을 침공하면 NATO는 존재하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가드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대만에 대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발언과 비슷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 땅을 장악하는 것이 합법적인 것처럼 말한다"면서 "미국인들이 정말 진지하게 그를 받아들인다면 이는 서방 동맹 전체에 나쁜 징조"라고 마무리했다.

추가 보도: 조지 샌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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