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혜선 부상이 바꾼 흐름' 현대건설, PO 2차전 반격...0% 기적 도전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배구 여자부 플레이오프(PO)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현대건설이 대전 원정에서 완승을 거두고 시리즈 승부를 3차전으로 끌고 갔다.

프로배구 플레이오프 여자부 2차전에서 승리한 현대건설 선수들이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현대건설은 2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펼쳐진 프로배구 도드람 2024~25 V리그 정관장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25-20 25-17 25-22)으로 이겼다.

지난 25일 수원에서 열린 PO 1차전에서 정관장에 패했던 현대건설은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만들었다. 29일 수원에서 열리는 마지막 3차전에서 챔프전 진출팀이 가려지게 됐다.

지금까지 여자부 PO에서 1차전을 패한 팀이 2, 3차전을 이겨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만약 3차전에서 현대건설이 이기면 최초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날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정관장 주전세터 염혜선의 부상이었다. 1차전 도중 오른쪽 무릎 통증을 호소했던 염혜선은 전날 통증이 심해져 결국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심지어 선수단과 현장에 동행하지도 않았다. 3차전 출전 여부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정관장은 염혜선의 빈 자리를 김채나와 안예림으로 메워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리그 최정상급 세터인 염혜선의 공백을 메우는 것은 애초에 무리였다. 정관장의 경기력은 1차전에 비해 눈에 띄게 떨어졌다. 현대건설이 자랑하는 리그 최고의 쌍포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도 힘을 내지 못했다.

경기 흐름은 현대건설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현대건설읜 세트 초반 7-8로 뒤진 상황에서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의 강타와 블로킹, 고예림의 서브 득점 등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베테랑 양효진도 부키리치의 공격을 블로킹하면서 힘을 보탰다. 후반으로 갈수록 점수차를 점점 벌린 현대건설은 고예림의 페인트 득점에 힘입어 1세트를 25-20으로 마무리했다.

2세트도 초반에는 정관장이 앞섰다. 부키리치와 메가의 쌍포 공격을 앞세워 초반 10-5 더블스코어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모마와 양효진의 공격으로 점수차를 빠르게 좁혔다. 이다현와 정지윤은 메가에게 집중된 공격을 블로킹해냈다. 세트 중반 14-13 역전에 성공한 현대건설은 순식간에 20-15로 점수차를 벌렸고 결국 25-17로 2세트까지 마무리했다.

3세트는 막판까지 접전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모마가 해결사로 나섰다. 모마는 22-22에서 연속 득점을 책임지며 현대건설의 셧아웃 승리를 이끌었다.

현대건설 외국인선수 모마가 24득점을 올리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정지윤 11점, 고예림 8점, 양효진 7점 등 국내 선수들도 고르게 제 역할을 했다. 공격득점 56대43, 블로킹 9대2, 서브득점 5대0 등 모든 면에서 현대건설이 정관장을 압도했다.

반면 정관장은 부키리치가 18점, 메가가 15점을 올렸지만 염혜선의 공백이 너무 컸다. 세터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 메가는 공격성공률이 31%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