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 내 대표 잠룡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주최로 열리는 릴레이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 최근 자신의 정치 철학과 미래 구상을 담은 책 ‘다시 성장이다’를 출간한 오 시장은 책에서 언급한 정책 비전을 알리고 양 극단으로 갈린 시국 속에서 자신의 정치적 강점인 ‘중도 보수 확장성’을 강조했다. 앞서 지난 19일 숭실대에서 열린 특강에서 “탄핵심판 선고 이후 정치권이 국민을 격앙되게 선동하거나 갈등을 격화하는 방향의 역할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정치권은 어떤 결과든 승복해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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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대전에 있는 카이스트(KAIST)를 찾아 ‘안철수에게 대한민국 미래를 듣다’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과거 카이스트에서 교수로 재직한 바 있는 안 의원은 학생들과의 친밀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페이스메이커 리더십’에 대해 설파했다. 앞서 지난 12일에도 경북대에서 같은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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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외에서 뛰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은 봄철 신학기를 맞은 대학가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강연’에 주력하고 있는 잠룡으로 꼽힌다. 지난 12일 연세대 강연을 시작으로 영남대, 인천대, 서울대, 중앙대 등 대학가를 순회하며 적극적으로 ‘강연 정치’를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25일 중앙대 특강에서는 “경쟁력 있는 정치를 위해서 헌법 개정과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헌법 개정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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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국민이 먼저입니다’ 자서전을 출간하며 정치 활동을 재개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0일 부산에서 북 콘서트를 연 데 이어 18일에는 경북대를 찾아 강연을 진행했다. 탄핵에 찬성했던 한 전 대표의 정치적 태도가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상황을 만들었다’며 반감을 갖는 이들도 상당했던 만큼 전통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 PK(부산·울산·경남)에서 보수층을 끌어안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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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여권 잠룡들이 앞다퉈 대학가를 찾는 이유는 사실상 조기대선 행보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정치적 유세’가 가능한 해방구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 진영 사이에서도 청년층을 끌어안는 ‘중도 확장’은 당면 과제여서 잠룡들의 캠퍼스 행렬을 반대할 명분도 마땅치 않다. 공교롭게도 안 의원과 오 시장, 유 전 의원, 한 전 대표 모두 윤 대통령 탄핵에 공개적인 찬성 입장을 밝힌 인물이다.
무엇보다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대표가 정치적 명운이 걸렸던 선거법 2심에서 무죄를 받아 당분간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게 된 만큼 이를 견제하기 위한 활동도 불가피해졌다. 실제로 민주당에선 이번 판결로 ‘이재명 대권 가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기 대선 시 이 대표의 독주를 막을 뚜렷한 후보가 여권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이들은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를 예의주시하면서 세 확장을 위한 유권자와의 만남도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탄핵에 공개 반대했던 잠룡들은 행보와 메시지를 조절하며 신중론을 취하고 있다. 범여권 내 대선주자 1위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 주 부처 관련 일정만 소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달 말 자신의 정치 철학과 비전을 담은 ‘꿈은 이루어진다’ 책을 지난 21일 출간하려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이후로 계획을 미룬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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