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만 보면 감자와 너무 닮아 헷갈리기 십상이다. 둥글둥글한 모양에 껍질도 비슷하게 생겼다. 하지만 이 채소의 정체는 감자가 아니다. 이름은 '토란'. 땅의 달걀이란 뜻을 지닌 이 채소는 뿌리채소로, 대다수 한국인들에게는 여전히 낯선 식재료다.
사람들이 감자라고 착각하기 쉬운 채소 토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네컷만화.
토란은 천남성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열대 아시아를 원산지로 한다. 한국에서는 주로 남부 지역에서 재배되며, 본격적인 수확은 9월에서 10월 사이에 이뤄진다. 겉모양은 감자와 흡사하지만 맛과 식감은 전혀 다르다. 겉은 섬유질로 덮여 있고 안에는 점액질이 많은 알뿌리가 들어 있는데, 이 점액 때문에 국에 넣으면 미끈미끈한 식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 점액 성분은 갈락탄과 뮤틴인데, 각각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주며, 간과 위장 건강을 돕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감은 잘 익혔을 때 부드럽고 촉촉한데, 겉 껍질을 벗기고 소금물에 데쳐내면 미끈함을 줄일 수 있다. 감자인 줄 알고 무심코 베어 물었다가 전혀 다른 맛에 깜짝 놀라는 이들도 많다. 실제로 토란을 처음 접하는 소비자 중 상당수가 이를 감자나 고구마 종류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토란은 그저 생김새가 특이한 채소에 그치지 않는다. 다양한 효능 덕분에 오랫동안 식용뿐 아니라 약재로도 사용돼 왔다. 칼로리가 100g당 40kcal 수준으로 낮고 수분 함량이 높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적합하다. 또한 식이섬유가 풍부해 위장 운동을 촉진하고 변비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칼륨이 많아 체내 나트륨 배출을 촉진하고 부종 완화에 효과적이며, 수면 유도 호르몬으로 알려진 멜라토닌도 함유돼 있어 스트레스 해소와 불면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면역력을 높이고 혈당 조절을 도와주는 기능까지 갖춰 현대인의 건강식으로 주목받기에 충분하다.
재배 방식도 특이하다. 일반 감자처럼 눈에서 싹이 트는 방식이 아니라, 모구(母球)에서 자구(子球), 손구(孫球)가 생성되며 점차 번식해 나간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잘 자라며, 건조에는 매우 약하다. 병충해에는 강한 편이라 비교적 관리가 쉬운 작물로 평가된다.
토란.
토란은 추석 차례상에도 자주 오르는 식재료이기도 하다. 특히 토란탕은 명절 음식 중 하나로, 설날 떡국처럼 조상의 넋을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다. 줄기 부분인 '토란대'는 나물로 말려두었다가 무침이나 국재료로 활용되며, 육개장에 넣는 재료로도 널리 쓰인다.
주의할 점도 있다. 토란은 성질이 차기 때문에 평소 소화력이 약하거나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은 섭취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생으로 먹을 경우 아린 맛과 약간의 독성이 있어 반드시 충분히 익혀서 먹어야 한다.
토란을 고를 때는 껍질이 촉촉하고 머리 부분이 푸르지 않은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저장성도 뛰어나 장기 보관이 가능하며, 조림, 찜, 국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감자와 닮았지만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 이 채소는, 앞으로 더욱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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