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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 2심 무죄 예상 못한 與…뚜렷한 대응 카드 없어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비대위에서 전날 선고된 이 대표의 2심 재판 결과를 언급하며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는 합리성과 예측 가능성에 토대를 두는데, 어제 판결은 이 모든 기반을 무너뜨렸다”며 “법리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판결”이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검사 출신 법조인이다.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사법부가 정치권력의 눈치를 본다는 의심이 아닌 확신을 갖게 한 판결”이라고 힐난했다.
앞서 여당 지도부는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항소심에서 1심(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에 이어 2심에서도 당선무효형(벌금 100만원 이상)이 나올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1심에서 벌금형이 아닌 징역형이었기에 일부 무죄로 감형되더라도 당선무효형 이상의 벌금형을 예상했다. 선고 전날인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선거법 위반 항소심 판결에 승복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여당은 그간 법원 판결에 승복을 강조한 만큼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는 기대 외에 뚜렷한 반전카드도 찾기가 쉽지 않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국민들께서 내용을 알고 계시기에 충분히 고려해 합리적인 판단을 하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 역시 “판결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것 외에 딱히 다른 카드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는 이번 공직선거법 2심 판결로 인해 대선 출마의 가장 큰 악재가 될 수 있는 사안을 해결했다. 중도층 등 외연확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면 국민의힘은 뚜렷한 반전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2심 판결 내용이 합리적이냐를 떠나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측면은 없어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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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리면 뭉친 보수층, 2심 무죄 판결이 재결집 기폭제 가능성
다만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여전한 데다 2심 판결에 대한 비판 여론까지 커질 경우 탄핵정국에서 반복된 보수결집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2심 무죄 판결로 인해 조기대선 시 야당 후보는 사실상 이 대표로 확정된 분위기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등 압박 강도가 높아질 때마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상승했다”며 “2심 판결에 이어 탄핵까지 인용될 경우 보수 결집이 더욱 강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조기 대선을 내다보는 여권 잠룡 역시 이번 2심 판결로 인해 야당 대선 주자가 이 대표로 확정된 것이 나쁘지 않다는 분위기다. 조기대선 시 여권에 대한 탄핵심판론이 매우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대표가 아닌 비호감도가 낮은 다른 야권 후보를 상대하기가 훨씬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잠룡은 “이재명이 나오는 것이 오히려 보수에겐 큰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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