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임헌섭 기자]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퀄컴이 영국의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을 상대로 미국, EU(유럽연합), 한국 반독점 규제 당국에 공식 고발장을 제출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퀄컴은 최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ARM의 불공정 경쟁 행위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퀄컴은 ARM이 자사의 CPU 아키텍처 라이선스 정책을 변경하면서 시장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ARM은 기존까지 칩 설계에 필요한 기본 아키텍처를 라이선스 형태로 다양한 반도체 기업에 제공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직접 설계한 칩 디자인을 '컴퓨트 서브시스템 레퍼런스 디자인(Compute Subsystem Reference Design)'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며 사업 모델을 확장하고 있다.
퀄컴은 ARM의 이러한 변화가 "기존의 개방적 생태계를 위협한다"고 지적하며, "ARM이 특정 고객사에 맞춘 맞춤형 설계를 직접 개발하고 있는 만큼, 기존 고객사들이 최신 아키텍처에 접근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는 자유로운 칩 설계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라는 것이 퀄컴의 입장이다.
ARM은 이에 대해 “우리는 고객들과의 기존 계약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경쟁과 혁신을 지지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퀄컴은 ARM이 단순한 기술 제공자를 넘어 경쟁자로 변모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이러한 문제의식은 퀄컴이 인수한 스타트업 누비아(Nuvia)의 칩 설계와 관련된 ARM과의 법적 분쟁에서도 이미 제기된 바 있다.
앞서 지난 2021년 퀄컴은 ARM 라이선스를 보유한 반도체 설계 기업 누비아를 인수했지만, ARM은 자신들의 승인 없이는 누비아 라이선스를 사용할 수 없다며 다음 해인 2022년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미국 델라웨어 연방법원 배심원단이 퀄컴의 손을 들어주면서 ARM은 재심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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