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국은행 국내지점 순익 1조7801억원···환율 상승에 ‘파생상품’ 이익 급증

▲ 금융감독원.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환율 변동성에 따른 파생상품 이익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이 27일 발표한 ‘2024년 외국은행 국내지점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UBS를 제외한 외은지점 32곳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4.4% 증가한 1조78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환율이 상승하면서 외환손실이 확대됐음에도 파생상품에서 높은 이익을 거둔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환율은 지난 2023년 말 1289.4원에서 지난해 말 1,470원대 까지 상승한 상황이다.
 
지난해 외은지점의 이자이익은 9588억원으로 전년 대비 2728억원(22.2%) 감소했다. 이는 외화 조달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며, 국고채 등 원화 운용금리가 낮아져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한 영향이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2조5405억원으로 같은 기간 6675억원(35.6%) 증가했다. 특히 비이자이익 중 외환·파생관련이익이 전년 대비 1조2139억원(119.1%) 대폭 증가한 2조2329억원을 기록하며 당기순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유가증권이익은 전년 대비 6036억원(58.5%) 감소한 4279억원으로 집계됐다. 연말 기준 국채 금리 하락 폭이 전반적으로 축소되며 유가증권 매매·평가 이익이 감소했다.
 
총이익에서 판매관리비(1조1002억원)와 충당금전입액(347억원), 법인세(5568억원) 등 비용을 제외한 순이익은 1조780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환율 급등 등이 외은지점의 영업이 미친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외은지점의 분기별 순이익은 1분기 3800억원, 2분기 4700억원, 3분기 3600억원, 4분기 57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4분기 중 트럼프 대통령 당선,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환율 급등 등이 발생했음에도 외은 지점의 영업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영업전략 변화, 자금조달·운용 및 유동성 등을 상시 감시하는 한편 검사 시 은행별 영업모델에 따른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