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현대제철이 심각한 경영 위기를 맞이하면서 만 50세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단행하는 이번 희망퇴직은 중국산 저가 철강의 유입과 글로벌 경제 불황으로 인한 경영 악화가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26일 사내 공고를 통해 이번 희망퇴직 신청을 내달 18일까지 받겠다고 밝혔다. 이는 포항 2공장에서의 희망퇴직 실시 이후, 전사적으로 모든 직종을 포함하는 첫 사례로, 회사의 심각한 위기 상황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사측은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들에게 퇴직금 외에도 정년까지 남은 연봉의 50%와 자녀 학자금 지원을 포함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경영환경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강도 높은 자구책 없이는 경영 개선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 나온 특단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러한 사측의 조치에 반발하며, 당진제철소에서 24시간 총파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임금 협상에서 성과가 없을 경우, 다음달 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노조 측은 현대차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은 1인당 약 2650만원대의 성과급을 제시한 상황이다. 이러한 갈등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사측은 직장폐쇄와 같은 강경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경영 환경 악화와 노사 갈등의 장기화는 회사의 해외 생산 비중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최근 총 8조5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루이지애나에 새로운 제철소를 건립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 제철소의 자동차용 철강재 생산량은 270만 톤에 달하며, 이는 국내 총 생산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철강 산업의 공동화 우려를 더욱 증대시키고 있다.
또한 현대제철은 인천공장의 철근 생산라인을 전면 셧다운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철근 가격이 손익분기점인 t당 70만원을 밑돌고 있는 상황에서 내려진 초강수 조치로, 다른 철강 기업들도 유통점에 철근을 출하하지 않고 가격 상승을 노리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철근 시장의 가격은 t당 67만6000원으로 떨어졌으며, 이는 2022년 3월 t당 110만6000원이었던 것에 비해 큰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70만원 중반대가 한계 원가”라며, “이보다 낮은 가격에 팔면 생산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건설 경기가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중견 건설사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시장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철근 수요는 더욱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며, 건설산업연구원은 2025년까지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제철의 이번 결정은 경영 환경의 심각성을 반영한 것으로, 노사 간의 갈등이 길어질 경우 국내 철강 산업의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산업 내 공동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와 업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현대제철이 처한 상황은 단순히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닌, 한국 철강 산업 전반에 걸친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제철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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