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도넘은 영업 배후…한화생명 GA, 설계사에 명의대여 지시 논란

[그래픽=김현지 기자]

한화생명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보험설계사가 지인에게 명의를 빌려 보험 계약을 체결하려 했던 정황이 뒤늦게 발견됐다. 해당 설계사는 당시 소속 지점으로부터 명의대여를 하도록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27일 더리브스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지난 2020년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보험 설계사 B씨로부터 명의를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이후 “회사에서 시켰다”는 실토를 들었다.

A씨에 따르면 지인이자 보험설계사였던 B씨는 상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보험을 들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A씨가 거절하자 B씨는 보험료 절반은 자신이 대신 납부하고 나중에 낸 보험료를 전부 돌려줄 테니 3개월만 명의를 빌려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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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대여, 회사가 시켰다는 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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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와 B씨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사진=제보자 제공]

이듬해인 2021년 A씨는 B씨의 무리한 요구를 문제 삼아 모회사인 한화생명에 민원을 넣었다. 그 결과 B씨는 모집 정지 1개월 처분을 받았으며 현재는 계약이 해촉된 상태다. 

B씨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약 2년 동안 A씨를 차단했다. 다만 솜방망이 처분이 이뤄졌다고 판단해 고소를 준비하자 그제야 B씨가 2023년 A씨에게 먼저 연락해 회사가 명의대여를 시켰다고 말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해당 사건이 사기에 해당된다는 것을 알게 돼서 고소하려고 했고 그 뒤로 설계사가 실토한 것”이라고 말했다. 

더리브스가 입수한 녹취에 따르면 B씨는 A씨에게 “회사에서 시켜서 방법이 그거뿐이라 그랬다”라며 “그때는 보험회사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됐고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하면 될 줄 알았다”라고 언급했다.

B씨는 A씨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에서도 “보험회사에서 그렇게 하면 된다고 직접 알려줬다”라며 “회사에서는 어차피 3개월 정도만 내 돈 내는 거고 3개월 지나서 해지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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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당국에 보험사기 조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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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2023년 4월 26일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냈다. B씨가 속한 한화생명 GA 지점장 C씨가 B씨에게 명의대여를 지시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당국의 조사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또한 지점장 C씨가 B씨에게 명의대여를 시켰지만 책임을 회피했다고도 지적했다. A씨는 “지점장이 이런 일을 시킬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고 단순히 관리·감독을 못했다고 생각했다”라며 “고소 관련 증인을 서 달라고 부탁했지만 지점장은 거절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서에서 직접 조사받고 보니 명의를 빌린 설계사뿐만 아니라 명의를 빌려준 사람도 처벌을 받는다”라며 “(지점장은) 휘하 설계사에게 보험사기에 준하는 부당 행위를 시켜서 일반인이 범죄에 휘말릴 뻔하게 만들어 놓은 장본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A씨는 민원에 대한 회신문 자체는 받았으나 여기에는 세부적인 답변 내용이 없었다. 또한 답변서와 별개로 ‘조사하는데 몇 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얘기만 금감원 관계자로부터 통화로 들었다고 A씨는 설명했다. 

반면 한화생명은 지점장 C씨가 당시 B씨에게 명의대여를 시켰다는 A씨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반응이며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임서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