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 산불 현장서 추락한 인제군 임차 헬기는 만 서른
"임차 헬기 정비 강화하고, 다양한 가능성 염두에 두고 조사해야"
(속초=연합뉴스) 류호준 기자 =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서 강원 인제군 임차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사망한 가운데 사고 헬기가 1995년 생산돼 30년 가까이 운행한 노후 기종으로 확인됐다.
26일 강원도와 산림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4분께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한 야산에서 A(73)씨가 몰던 인제군 소속 S-76 기종 임차 헬기(담수 용량 1천200ℓ)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40년이 넘게 헬기 조종사로 일하던 A씨는 결국 숨을 거뒀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나, 사고 헬기가 1995년 7월 생산한 것으로 알려지며 노후 헬기 관리를 강화하거나 교체를 통해 산불 대응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총 8대의 임차 헬기를 운용 중인 강원도는 헬기 평균 기령(기체 나이)이 41.25년으로 헬기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1971년 9월 생산한 정선권(정선, 태백) 임차 헬기가 기령이 53년으로 가장 오래됐다.
고성권(속초, 고성, 양양) 임차 헬기는 담수 용량이 3천400ℓ로 우수한 편이나 기령이 52년에 달한다.
같은 기종이 배치된 삼척권(강릉, 동해, 삼척) 임차 헬기 역시 기령이 50년이다.
통상적으로 헬기는 운항 기간 20년이 넘으면 '경년(機齡) 항공기'로 분류돼 국토교통부가 특별 관리하는데, 강원도 임차 헬기는 모두 기령이 20년을 넘었다.
다만 헬기는 내구연한이 법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고, 노후 헬기라도 정비 상태만 양호하면 운항이 가능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2022년 11월 5명이 사망한 양양 헬기 추락 사고 역시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꼬리회전날개 기능 상실'이라는 사고 원인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사고 원인을 두고 연기로 인한 시야 확보 어려움, 전선 걸림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다만 사고 헬기가 30년 가까이 된 노후 헬기로 확인된 만큼 임차 헬기 정비를 강화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ryu@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