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에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으나 2심 법원은 모두 무죄하고 본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대표가 '당선무효형'이라는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만큼 향후 대권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2심 판결에 유감을 표하고 있으나 이번 판결로 이 대표에 대한 중도층의 '비토 정서'가 상당 부분 해소돼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간 사법 리스크를 빌미로 후보 교체론을 주장하던 비명계의 목소리는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재명 대세론'이 확고해 지는 가운데 이 대표가 제왕적 대통령제 폐지를 위한 분권형 개헌과 야권 통합형 오픈프라이머리(100% 국민 경선제) 요구를 수용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고법, 1심 당선무효형 파기.. '무죄' 선고
비명계 '후보교체론' 목소리 약화.. '이재명 대세론' 가속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최은정·이예슬·정재오)는 26일 오후 2시 열린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선고기일에서 1심 원심(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파기하고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이 대표가 지난 2021년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검사가 기소한 네 차례의 방송에서 이뤄진 발언은 모두 공직선거법 제250조1항에서 정한 후보자의 행위에 관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국토부 협박' 발언에 대해서도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로 인정되는 사실을 종합하면 이는 정치적 의견표명에 해당함으로 허위사실 공표로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이로써 이 대표는 자신을 옥죄던 사법리스크 부담을 덜며 대권 가도의 '날개'를 달게 됐다.
이번 항소심 판결로 ▲이재명 대세론 강화 ▲당내 통합 가속 ▲중도층 중심 지지율 상승 효과가 예상된다.
먼저,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대표의 지위는 더욱 공고해 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그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빌미로 '후보 교체론'까지 거론하던 당안팎의 비명계 주장은 힘이 빠지게 됐다. 자연스럽게 '이재명 대세론'으로 통합의 길을 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대표의 지지율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로 중도층 내에 존재하던 '비토 정서'가 약해 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7월에도 대법원이 이 대표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후 지지율 상승을 경험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2020년 6월 이 대표 지지율은 12%로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28%)보다 낮았으나 대법 선고를 계기로 급상승하며 8월에는 역전하기에 이른다.
이에 물밑에서 이뤄지던 이 대표의 대선 준비 작업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경선캠프 인선을 놓고 윤호중(선거대책위원장)·강훈식(총괄본부장)·윤후덕(정책본부장)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분권형 개헌·오픈프라이머리 수용 여부 '불투명'
이 대표가 조기대선 정국에서 분권형 개헌과 오픈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 요구를 수용할지도 관심이다.
앞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박용진 전 의원 등 비명계 야권 잠룡들은 이 대표와 만남에서 한목소리로 개헌에 대한 입장을 내라고 요구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이달 초 이 대표를 겨냥해 "민주당의 어떤 분만 개헌에 소극적이다. 그 어떤 분이 N분의 1이 아니지 않냐"라며 "그분을 위해서도 이번에 개헌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이 대표를 향해 개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6일과 7일 연이틀 여야를 초월한 국민개헌연합을 구성하자며 이 대표를 압박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7일 대한민국헌정회를 방문해 "총선과 대선 임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차기 대통령 임기) 3년 단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분권형 대통령제, 국회 상하 양원제 도입, 상원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을 거론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국회의원 수를 200명으로 줄이되, 상·하원으로 나누는 양원제를 도입하고, 4년 중임 정·부통령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그간 이 대표는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개헌 논의를 일축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에 대한 인용 결론을 내릴 경우 개헌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조국혁신당이 제안한 오픈프라이머리(100% 완전국민경선) 수용 여부도 불투명하다.
혁신당은 야권 단일화를 위해 ▲야권 모든 정당의 대선 후보 참여 ▲결선투표제 도입 ▲후보·공약 각각 투표 ▲100% 온라인 투표의 아레나 방식 등의 내용을 담은 '국민주권 아레나 2025'를 제안했다. 이 골자다.
김선민 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정권 교체의 길은 결코 간단치 않다. 국민의 절박한 마음을 더 모으고 모아야 비로소 이뤄낼 수 있다"며 "민주당을 비롯한 모든 야당이 이 제안에 함께 해주시길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은 ▲당원 투표권 침해 ▲각 정당의 후보 선출 과정 상실 ▲역선택 우려 등을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민주 "진실과 정의의 승리" 비명계도 일제히 환영 "한시름 덜어"
민주당은 이날 2심 선고 결과에 대해 "진실과 정의의 승리"라고 환영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표를 옭아맸던 거짓의 올가미가 마침내 끊어졌다"며 "결국 진실은 드러났고 정의는 승리했다. 검찰의 정치보복 수사에 경종을 울린 법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을 향해 "정치검찰의 칼춤에 맞춰 정치공세를 일삼아온 국민의힘은 사과하라"며 "바로 어제 권성동 원내대표 말대로 법원 판결에 승복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사검독위)도 성명서를 내고 "윤석열 정권의 부당한 정치탄압을 거부한 사법부의 단호한 결단이고, 법치주의의 원칙을 지켜낸 역사적인 판결"이라고 평가하며 "윤석열 즉시항고를 포기한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상고도 포기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비명계도 한목소리로 이번 판결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이 대표 무죄는 당연한 결과다. 환영한다"고 했고, 김동연 경기지사도 "사필귀정"이라는 메시지를 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당원으로서 한시름 덜었다"며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전했다.
고민정 의원은 "표적수사와 정적 죽이기가 진실을 바로 덮을 수 없음을 확인했다"며 "첫 검찰 출석 때 혼자 가시는 길이 외로울 수 있겠지만 국민들 속에 바로 서실 수 있을 것이라 말씀드렸던 일이 떠오른다. 잘 이겨냈다"고 밝혔다.
박광온 전 의원도 "이 대표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국민 상식, 법과 원칙에 부합한다"며 "이번 판결로 더는 윤석열 검찰을 이대로 둘 수 없다는 국민의 뜻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검찰개혁 4법을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리한 기소' 주장에 힘 실려.. 검찰 개혁 명분 얻어
이재명 "당연한 결과에 국가 역량 소진" 민주 "정치검찰 사망선고"
이번 무죄 선고로 위증교사 사건이나 불법 대북송금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비판하며 사법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검찰 개혁의 명분도 얻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2심 선고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진실과 정의에 기반해 제대로 된 판결을 해주신 재판부에게 먼저 감사드린다"면서 "한편으로는 이 당연한 일들을 이끌어 내는데 이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국가 역량이 소진된 것에 대해 참으로 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검찰과 정권이 이재명을 잡기 위해 증거를 조작하고 사건을 조작하느라 썼던 그 역량을 산불 예방이나 우리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데 썼더라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됐겠나"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을 향해 "자신들의 행위를 좀 되돌아보고 더 이상 이런 국력낭비 하지 않기를 바란다. 사필귀정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일제히 검찰을 겨냥했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위대한 국민승리의 날이자, 정치검찰 사망선고의 날"이라며 "법원이 이재명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불의한 검찰에겐 유죄를 선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정적제거에 부역한 내란공범 정치검찰의 조작 수사, 억지 기소였음이 판명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이번 판결은 검찰의 부당한 기소와 정치적 음모에 대한 명백한 반박"이라며 "정의와 진실의 승리,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박주민 의원은 "검찰은 법을 공정하게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세력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도구로 검찰권을 남용했다"며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는 길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與 "대단히 유감…대법원서 파기환송 확신"
반면, 국민의힘은 '좌파 사법카르텔에 의한 사법 정의 테러', '정치재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고 대법원에서 신속하게 6·3·3 원칙(1심은 6개월, 2·3심은 3개월 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재판해서 정의가 바로잡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2심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 "항소심 법원의 논리를 잘 이해할 수 없다"며 "이 부분은 바로 잡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대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현장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1심에서 유죄가 나온 사안을 가지고 항소심이 무죄를 선고했다"며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특히 "허위 사실 공표로 수많은 정치인이 정치생명을 잃었는데 어떻게 이 대표는 같은 사안인데도 무죄를 선고할 수 있는지 제가 법조인 입장에서 봐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에서 하루빨리 이 부분이 허위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해 법적 논란을 종식해주길 바란다"며 "대법원에 가면 파기 환송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백현동 아파트 부지의 경우 (이 대표는) 국토부의 압력·협박 때문에 용도 변경을 했다고 했는데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이런 명백한 허위 사실이 어떻게 무죄가 됐는지 정말 합리적인 상식을 가진 법관이라면 이런 판단을 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가 '전과 4범'이라는 사실과 '8개 사건, 12개 혐의, 5개 재판'이라는 꼬리표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앞으로 대법원의 신속하고 현명한 판단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진정으로 떳떳하다면, 남은 재판들에 대해 '법꾸라지' 마냥 '꼼수 전략'을 펼칠 것이 아니라 법 앞에 평등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성실히 재판에 임하길 바란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번 2심 무죄 판결은 대한민국 사법사의 오욕으로 비겁한 정치질, 사법 정의를 파괴한 테러 행위와 같은 재판"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이런 해괴한 정치재판이 대한민국이라는 문명국가에서 발생했다는 것이 부끄럽고 자괴감마저 든다"며 "(재판부 중) 모 판사가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감형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제보를 받고 설마 했는데 현실이 돼 참담하다"고 했다.
오세훈·한동훈·홍준표·유승민 등 與 잠룡 '실망감'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들도 일제히 2심 선고에 유감을 표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짓은 죄, 진실은 선'이 정의"라며 "대선 주자가 선거에서 중대한 거짓말을 했는데 죄가 아니라면 그 사회는 바로 설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이 정의를 바로 세우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법에도 반하고, 진실에도 반하고, 국민 상식에도 반하는 판결"이라며 "힘 있는 사람에게는 '거짓말'이 '의견'이 되어 유죄가 무죄로 뒤집힌다면 정의는 없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에게 '거짓말 면허증' 내준 서울고법 판결, 대법원이 신속히 바로잡아야 한다"며 "이 판결대로면 대한민국의 모든 선거에서 어떤 거짓말도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무죄를 정해놓고 논리를 만들었다. 이현령비현령(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이라고 평가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거짓말을 거짓말이라 하지 못하는 홍길동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국토부 협박이 없었는데 협박이라 말해도, 해외 출장 가서 함께 골프까지 쳤는데 그 사람을 모른다고 해도, 허위 사실 공표가 아니라면 얼마나 더 심한 거짓말을 해야 허위 사실이 되는 것인가"라며 "말 한마디 잘못 했다가 허위 사실 공표로 의원직을 상실한 사례가 얼마나 많았는데, 이 대표에 대한 무죄 판결이 과연 법 앞의 평등이라는 헌법 원칙이 지켜졌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원은 범죄 피의자 이 대표에 대한 나머지 4개의 재판도 신속히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도 "2심 결과가 이 대표에게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다"며 "여전히 조기 대선이 열린다고 해도 이 대표가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아직 대법원 최종 판단이 남아 있고 기소된 12개 혐의 중 5건의 재판도 진행 중"이라며 "오늘 판결은 그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보자의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권자가 선택해야 한다면 그 선거는 정의롭다고 보기 어렵고 민주적 정당성 또한 확보하기 힘들다"며 "법원은 국민의 올바른 판단을 위해 이 대표에 관한 나머지 재판들도 신속히 마무리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준석 "2심 결과 존중…사법의 정치화 안 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날 "2심 결과는 존중받아야 한다"면서 사법의 정치화를 경계했다.
이 의원은 "정치인이 연루된 형사재판에서 하급심과 상급심 판단이 엇갈리는 일이 반복되는 현실 역시 사법 시스템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며, 사법의 정치화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며 "정치의 큰 흐름이 사법부의 판단에 흔들리는 정치의 사법화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혁신당은 '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라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깊이 고민하고 실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을 계기로, 정적을 수사로 제거하려는 검찰 정치가 곧 보수 정치와 동치로 오해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며 "정책과 철학으로 실력을 키우는 새로운 보수 정치만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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