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광화문서 전농 트랙터 견인 시도... 농민들 도로에 드러누워

26일 오전 경찰이 서울 광화문 서십자각 천막농성장 부근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트랙터 1대를 발견해 견인 시도 중이다. / 뉴스1

26일 오전 경찰이 광화문 천막농성장에서 탄핵찬성 단체들과 대치 중인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소속 트랙터 1대를 견인하기 위해 기동대와 지게차를 투입했다. 현재 진행 중인 견인 작업을 둘러싸고 전농 측과 경찰이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경찰이 26일 새벽 서십자각 농성장에서 트랙터를 강제 견인하고 있다. / 연합뉴스(독자 제공)

경찰은 이날 오전 4시 15분쯤 서십자각 천막농성장 인근에서 해당 트랙터를 발견한 뒤 종로구 자하문로 방면으로 이동시키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트랙터는 전날 남태령 상경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저지당한 뒤 밤사이 트럭에 실려 우회로를 통해 광화문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전농 회원으로 추정되는 일부 인원이 도로에 누워 경찰의 견인 조치를 막고 있다.

견인 시도 과정에서 탄핵 찬성 단체 농성자 일부가 격렬하게 항의하고 탄핵 반대 진영의 유튜버들까지 가세해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측은 최소 1명의 활동가가 연행됐고, 일부 시위대가 경찰의 강제 진압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공식적으로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현재 탄핵찬성 단체들은 트랙터 견인을 저지하기 위해 종로구 자하문로 일대로 추가 인원을 집결시키고 있다. 이들의 도로 점거 시도와 경찰의 진압 작업이 맞물리며 자하문로 상·하행선 일부 구역에서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주변 도로가 마비되며 긴급 차량 이동까지 지연되는 등 도심 교통이 혼란에 빠졌다.

전날 서초구 남태령고개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전농의 트랙터 시위대는 이날 오전 7시를 기준으로 사실상 해산한 상태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다른 경로를 통해 재차 상경할 가능성을 우려해 남태령 일대에 버스차벽을 설치하고 경비 태세를 유지 중이다.

전농은 전날 남태령에서 시작하는 트랙터 행진을 예고했다. 그러자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맞불 집회를 신고했다. 전농은 전날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남태령고개에서 ‘윤석열 즉각파면! 내란세력 청산! 전봉준 투쟁단 서울 재진격’ 결의대회를 열고 광화문으로 트랙터를 몰고 행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