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성이 연기한 역대 비호감 캐릭터 갱신했다는 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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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성이 연기한 역대 비호감 캐릭터 갱신했다는 이 영화

엘르 2025-03-26 00:48:19 신고

그저 등장만 해도 뭔가 흑막을 숨기고 있을 듯하다는 의심(?)을 품게 하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언뜻 선하고 평범해 보이지만, 이야기가 끝나기 전에 반드시 배신이나 악행을 하는 게 아닌가 싶어 보는 사람들을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존재감을 지녔죠. 다수의 작품에서 이 같은 반전 캐릭터들로 극을 맛깔나게 요리한 배우 김의성이 대표적입니다. 극 중에서 나쁜 짓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어색하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그는 기가 막힌 악역 소화력을 자랑합니다.



그런 김의성이 지금껏 자신이 연기한 비호감 캐릭터 가운데 최악의 배역과 만났다는 소식입니다. 하정우가 주연부터 감독에 각본까지 맡은 영화 〈로비〉 속 최실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김의성은 25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로비〉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렇게까지 전작 속 캐릭터의 비호감을 뛰어 넘을 만한 비호감인물이 나오리라고 생각지 못했다"라며 웃음 섞인 탄식을 내뱉었습니다.


〈로비〉는 4조 원 규모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경쟁하는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과 라이벌 광우(박병은)이 관련 부처 주요 인물을 상대로 펼치는 치열한 로비를 그립니다. 창욱은 실무자 최실장(김의성)을, 광우는 결정권자 조장관(강말금)을 노리는데요. 김의성이 연기한 최실장은 창욱의 타깃이자 골프 팬입니다. 겉으로는 공과 사의 구분이 확실하고 실무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공무원으로 보이지만, 어린 여자 골퍼만 보면 체면 생각 않고 침을 흘리는 캐릭터죠.



김의성은 이를 두고 "최실장은 공적 영역에서 가능한 공정하게 일을 처리하려 하고,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다. 그에게 단 하나의 약점이 있다면 프로 골퍼에 대한 팬심이 모든 장점을 가릴 정도로 지나치다는 것"이라고 말했어요. 그래도 장점이 많은 캐릭터인 터라, 연기할 때는 가능한 신사적이고 친절하며 멋진 사람으로 보이려 했지만 결과물은 그의 예상을 크게 비껴갔습니다. 김의성은 "결과물이 너무 이상해서 깜짝 놀랐다"라며 "(심지어는) 일상 생활에서도 스스로 젠틀하다고 생각해서 한 행동이 저따위로 보이지 않을까 싶은 위기감과 경계심이 확 들었다"라고 고백해 큰 웃음을 줬습니다. '감독' 하정우는 의도한대로 잘 나왔다는 반응이었다는데요. 최실장의 비호감도가 올라갈수록 영화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더 뚜렷해지기 때문일 거예요.


〈로비〉에서 또 하나의 비호감 캐릭터를 연기하는 바람에 인생의 큰 교훈을 얻은 배우도 있었습니다. 창욱이 최실장에게 인생 첫 골프 접대를 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는 박기자 역의 이동휘였는데요. 박기자는 정계 인사들과의 친분을 자랑하며 금품이 전제된 기사 청탁을 받기도 하는 인물입니다. 창욱에게 명품 시계를 받고 어떻게 최실장의 마음을 훔쳐야 하는지 계획부터 실행까지 조언하는 능구렁이 같은 캐릭터죠.



이동휘는 "창욱과 최실장 사이에서 교두보 역할을 충실히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라며 "박기자는 최실장을 존경하고 롤모델로 생각하고 있는데, 저도 '나이 먹고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라는 굉장한 교훈을 절실히 느꼈다. 여러분 앞에서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약속을 드리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진프로 역의 강해림이 "이동휘 선배님의 역할이 가장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할 정도였으니, 두 캐릭터 중 누가 더 이상하게 표현됐을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네요.


재미있는 건 〈로비〉에 나오는 주요 인물들이 저마다 소소한 비호감 포인트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창욱의 오랜 친구지만 그의 기술을 훔쳐 왔고 한 번 더 빼앗으려 하는 광우도 만만치 않게 꼴 보기 싫은 캐릭터인데요. 이를 연기한 박병은은 "대학 시절부터 하정우와 1년 선후배 사이다. 25년 넘게 그와 친하게 지냈던 것이 극 중 창욱과 광우의 관계성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이 과연 어떤 선후배였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이군요.



아쉽게도 직접 박병은과의 친분을 설명할 수 있는 하정우는 자리에 없었는데요. 이날 아침 갑자기 급성 충수돌기염 응급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었어요. 영화 〈롤러코스터〉, 〈허삼관〉에 이어 그가 감독으로 나선 세 번째 작품인 터라 첫 시사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듯했는데요. 배우들이 '감독' 하정우에 대한 이야기들을 대신했습니다.


그 중 모두가 입을 모아 했던 증언은 대본 리딩을 엄청나게 많이 했다는 것이었어요. 보통의 영화나 드라마는 전체 대본 리딩을 한 번 진행하고 촬영에 들어가곤 하는데, 〈로비〉 팀은 공식적인 전체 리딩만 열 번을 진행했다고 해요. 그 사이 몇몇 배우들만 모여 한 리딩을 포함하면 30번에 가까운 횟수가 나오고요. 덕분에 모든 출연진은 함께 영화를 만든다는 느낌을 받았고, 현장에선 오히려 편하고 자유롭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 배우들은 굳은 심지와 유연성을 감독 하정우의 장점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박병은은 "현장에서 내리는 빠른 결정에 감탄했다. 〈로비〉는 외부에서 찍는 장면들이 많은데, 갑자기 날씨가 궂어지면 우선 시간을 아끼기 위해 빠르게 실내 촬영으로 돌리는 방식이 뛰어났다"라고 평했어요. 김의성은 "영화의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실제 촬영까지 하는 과정을 거친, 크리에이터이자 선이 굵은 감독이라 생각한다"라며 "디테일도 중요하지만 이 작품이 어떤 톤으로 어떻게 흘러가야 하는지, 확고한 생각을 바탕으로 장면을 설계하기 때문"이라고 칭찬했고요. 이처럼 모두의 칭찬을 받은 감독 하정우의 세 번째 작품, 〈로비〉는 4월 2일 개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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