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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 당국은 25일 3500리터 상당의 진화용수를 실은 차량(유니목) 9대와 인력 50여명을 서후면 태정리에 위치한 봉정사에 투입했다. 강풍을 타고 불씨가 날아들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다. 진화 대원들은 사찰 주변에 지연재가 섞인 용수를 1시간 넘게 뿌리며 화재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보 15호인 극락전, 대웅전 벽화 등이 있는 봉정사 내부에서는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비상이 걸렸다. 국가유산청은 5t 규모의 무진동 차량 2대와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목조관음보살좌상, 괘불, 후불탱화 등을 국립 대구박물관으로 옮길 계획이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대웅전 벽화나 일부 보물은 봉정사 유물전시관인 성보관에 보관한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이날 봉정사를 방문해 수장고 등 관련 시설을 둘러보며 국가 지정 유산의 이송 방안을 논의했다. 최 청장은 “차량에 모든 유물을 실을 수 없어 국가 보물로 지정된 유산 위주로 옮길 예정”이라며 “성보관이 콘크리트 구조물이어서 약 12시간 정도 화염을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불이 안동 일대로 번지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병산서원, 하회마을 등도 위기에 처해 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산불은 하회마을 인근 8㎞ 주변까지 확산한 상태다.
국가유산청 민속유산팀이 현재 하회마을에 파견돼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마을에 소방차 10대, 소방대원 54여 명이 대기 중이며 마을 가옥 주변에 살수 중”이라며 “주민도 대부분 대피했다”고 전했다.
산불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유물들도 긴급 이송 조치 중이다. 병산서원 현판 등은 세계유교박물관으로 이송이 완료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안동 봉정사의 국보와 보물 등을 긴급 이송 조치하기 위해 국가유산청 소속 직원 30여 명이 이동 중이다.
국가유산청은 25일 오후 5시 30분을 기해 산불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 우려로 국가유산 재난 위기 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경보 단계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으로 나뉜다. 국가유산 재난 위기 경보 ‘심각’ 단계 발령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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