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사건 2심 재판을 하루 앞둔 25일 여야 간 여론전이 격화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유죄를 예상하며 민주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반면 민주당은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음모론을 내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고 비명(비이재명) 세력을 억누르기 위해 선제적으로 극단적 장외 투쟁에 돌입한 것"이라며 "전과 4범의 12개 범죄혐의자 이 대표를 위한 방탄 때문에 거대 야당 전체가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실상 내란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선거법 항소심 판결에 승복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해야 한다"며 "장외 투쟁을 즉각 중단하고 국회로 돌아와야 한다. 이것이 바로 내전 종식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유상범 의원은 "지난 800일 가까이 우리는 권력을 활용해 법망을 피하려는 정치인이 오로지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정치를 무너뜨리고, 국정을 혼란시키는 참담한 현실을 지켜봤다"며 "허위 사실 공표가 1심에서 명백히 확인됐고, 증거는 차고 넘치므로 피선거권 상실형 원심판결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의원은 "법을 우습게 여기고 농단하려는 정치권력에 대한민국 법치주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줄 때"라며 "법원이 법과 원칙에 따라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이 대표가 전날 대장동 의혹 민간업자 재판에 증인으로 불출석해 과태료가 부과된 것을 언급하며 "법원의 잇따른 출석 요구를 무시한다는 것은 일반 국민으로서는 참으로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며 "법원이 법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해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헌재 결정이 늦어지는 상황에 대해 "이재명 죽이기를 위한 내란세력의 작전"이라고 반발했다.
野,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열어 무죄 주장
김민석 최고위원은 전날(24일) 페이스북에 "상황이 너무 수상하다. 이해할 수 없는 전개"라며 "윤석열 파면과 조기 대선을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오직 이재명만 죽이면 된다는 내란세력의 작전이 아니면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파면 지연과 이재명 사법 살인이 펼쳐지는 게 아닌지 몹시 꺼림칙하다"며 "헌재가 원칙을 깨고 선고 일자를 미뤄온 과정에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게 아닌지 우려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민주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사검독위) 소속 의원들도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김 최고위원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사검독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허위사실공표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며 "명백한 무죄"라고 주장했다.
사검독위는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의 본질은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이 '정적제거 사냥개' 검찰을 풀어서 증거를 조작하고 억지기소한 '이재명 죽이기'"라며 "언론 인터뷰와 국정감사 발언을 이유로 여야 불문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 이재명 대표의 피선거권을 박탈시키려는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재판부를 향해 "이번 판결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의 근간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법이 자유를 억압하거나 국민의 정치적 선택을 가로막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서 이재명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해 줄 것을 엄숙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사검독위 공동위원장인 전현희 최고위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결과를 두고 "기억을 처벌하려는 시도는 법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 최고위원은 "공직선거법을 포함한 어떤 법률도 특정한 행위가 아닌 기억을 처벌할 수는 없다"며 "공직선거법은 후보자의 행위에 대한 허위사실만 처벌할 수 있으며, 판단이나 의견을 처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과거 '김만배와 개인적 친분이 없다'고 말했으나, 검찰은 이를 '평가 또는 의견 표명'이라며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며 "'있는 죄는 덮고, 없는 죄는 만들어 내는' 전형적인 정치 탄압이며, 법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승원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수사·재판 상황과 헌재 상황을 비춰 보면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닌지 생각이 든다"며 김민석 최고위원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는 "일련의 과정이 이 대표가 국민에게 선택받는 조기 대선 후보 지위를 탈락시키려는 계획 같다는 강한 추정이 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이 대표 무죄' 여론전을 펴고 있다.
한준호 사검독위 공동 위원장도 기자들과 만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해서 법원의 공정성을 해칠거라 보느냐는 질문에 “법리 다툼을 봤을 때 무죄가 확실하다”면서도 “다만 요즘 사태를 봤을 때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지 않길 바란다”고 답했다.
박성준 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무죄를 확신하고 있다"며 2심에서 같은 결과가 나올 경우에 대해 "당내 역학구도는 전혀 변화가 없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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