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마을 주민에 대피문자…근처까지 산불접근 긴 시간 안 걸릴듯
하회마을 관계자 "풍향 바뀌며 산불 방향 일시 전환…또 풍향 바뀌면 한순간"
2020년에도 안동 산불로 큰 위기 맞기도
(안동=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안동까지 확산하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이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았다.
25일 경북 안동시 등에 따르면 의성에서 시작한 산불이 이날 오후 안동시 풍천면 일대로 번지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산불은 하회마을과 직선거리로 10㎞가량 떨어진 곳까지 번졌다.
오후 3시 55분께 하회마을 주민에게 대피 문자가 발송되는 등 불이 번지는 속도를 고려할 때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근처까지 산불이 도달하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풍천면에는 하회마을과 함께 안동을 대표하는 병산서원 등 문화유산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등 대한민국 대표 문화유산이 산불로 위협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안동에 큰 산불이 발생했을 때 병산서원과 하회마을은 큰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당시 산불은 병산서원 바로 건너편 숲까지 번졌다.
산불이 난 곳과 병산서원·하회마을 사이에 낙동강이 흐르고 있었지만, 진화대원들은 불씨가 강을 건너 날아오는 것(비화)에 대비했다.
불이 더 번지기 전에 헬기 등을 동원해 서원 주변에 여러 차례에 걸쳐 물을 뿌렸고, 현판 등 주요 문화재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다행히 당시 화재로 문화유산이 불에 타는 등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산불도 풍천면 일대로 확산하면서 안동시와 소방 당국은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병산서원에는 소방차 3대를 긴급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서원과 안동시 관계자는 소방호스 등 소방장비를 활요해 주요 시설물 등에 물을 뿌리면서 현장으로 날아온 불씨(飛火)가 화재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
상황이 나빠지면 병산서원 만대루에도 물을 뿌리는 등 응급대응할 계획이다.
만대루는 조선 중기 건축물의 특징이 있는 대표적 서원 누각으로 보물로 지정돼 있다. 산불 현장에서 날아온 불씨(飛火)가 화재로 이어지지 않도록 할 최대한 차단할 계획이다.
화재 지연제 등을 사용하는 것과 현장 배치 인력을 늘리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회마을 관계자는 "1시간 전 북풍이 불 때 낙동강 건너 산 하나 너머로 연기가 보였는데 풍향이 서쪽으로 바뀌면서 연기가 다른 쪽으로 빠져 나간 것 같다. 현재 하회마을에서는 연기가 보이지 않지만 풍향이 바뀌면 순식간에 불이 하회마을을 덮칠 수도 있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lee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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