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해가 가지 않는 실수를 양산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부터 4년간 집권한 경험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허점을 노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친(親)이란 예멘 반군 후티에 대한 공습 작전 논의 과정이 실수로 언론인에게 노출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날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허술한 보안 의식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게 됐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공개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 사건과 관련 서류들이 공개되는 과정에서도 터무니없는 실수가 발생했다.
6만3천 페이지 분량의 서류를 공개하면서 연방 의회 직원과 관계자 400여명의 사회보장번호(SSN)가 그대로 공개된 것이다.
개인정보가 삭제되지 않고 그대로 공개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한 날짜를 맞추기 위해 행정부가 무리하게 공개를 서둘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백악관은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에게 새 SSN을 발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피해자들은 법적인 대응에 나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의 연방정부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아마추어 같은 실수가 발생해 논란이 됐다.
국가핵안전청(NNSA) 소속 직원 1천800명 중 300여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한 뒤에서야 이들이 방사성 물질의 누출을 막고, 핵무기가 실수로 폭발하는 것을 방지하는 등 국가 안보에 꼭 필요한 인력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것이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정리해고를 통보했던 NNSA 직원을 대부분 재고용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기의 후속 조치로 국방부가 2차 세계대전 중 미군의 승리에 중요한 공을 세운 나바호족 출신 암호통신병과 관련한 정보를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삭제한 것도 논란이 됐다.
국방부는 DEI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삭제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AI) 도구와 소프트웨어의 한계로 실수가 발생했다면서 3일 만에 자료를 복구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인종 장벽을 허문 첫 흑인이자 2차 대전 참전용사인 재키 로빈슨과 관련된 자료도 홈페이지에서 사라졌다가 복구됐다.
AP통신에 따르면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폭격기 '에놀라 게이'에 대한 자료가 삭제된 것도 터무니없는 실수로 보인다.
1960년대 전까지 '동성애자'라는 뜻보다 '즐거운'이라는 뜻으로 더 많이 사용됐던 '게이'라는 단어가 전투기 명칭에 포함됐기 때문에 DEI 위반으로 삭제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실수 양산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인사들이 사라진 자리를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대표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들이 채웠기 때문이라는 게 WP의 분석이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따르려는 열정을 가지고 있지만, 정부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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