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좌담회] ‘전문대학 AID 선도대학 컨소시엄’으로 교육계 ‘지각변동’ 일으킬까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AI 좌담회] ‘전문대학 AID 선도대학 컨소시엄’으로 교육계 ‘지각변동’ 일으킬까

한국대학신문 2025-03-25 10:31:29 신고

3줄요약
지난 17일 본사 사옥(서울시 금천구 소재)에서 ‘전문대학 AID 컨소시엄 운영 및 정책 제언’을 주제로 특별 좌담회가 열렸다. 이날 좌담회에는 강문상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장, 김준호 동서울대 교수, 유수경 울산과학대 교수,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이 참석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기술의 발전은 우리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생성형 AI와 메타버스의 등장은 산업계, 교육계의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정부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국민의 디지털 활용 능력 강화에 나섰다. 교욱부는 지난해 10월 ‘인공지능·디지털(AID)30+ 프로젝트(안)(이하 AID 30+)’을 발표했다. 30세 이상 ‘성인’의 디지털 역량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다.

교육부는 일반대학, 전문대학, 사이버대학 가운데 AID 선도대학 100개교를 선정해 육성할 계획이다. 선도대학은 AID 30+ 집중캠프 20개교, 디지털 전환 중점 전문대학 30개교, AID 묶음 강좌 20개교, 무크(MOOC) 선도대학 15개교, 매치업 5개 연합체(컨소시엄), 디지털 혁신 사이버대 10개교를 선정한다. AID 30+프로젝트는 30대 이상 성인의 인공지능·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인학습자의 재교육·향상 교육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는 ‘AID 선도대학 컨소시엄’을 구성해 AID 30+프로젝트에 대응한다. 이른바 AID ‘공동 교육 플랫폼’인 셈이다. 학회는 컨소시엄을 바탕으로 전문대학 간 공유·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AID 선도대학으로 전문대학 선정을 이끌 계획이다. 개별 대학이 AID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이에 필요한 교원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는 국내에서 유일한 고등직업교육 연구 학회로 지난 1999년 출범했다. 고등직업교육 발전을 위해 각종 연구, 포럼 등을 진행했다. 지난 2022년부터 디지털 대전환기에 맞춰 메타버스와 대학을 결합한 ‘메타버시티(Metaversity)’를 구축해 교육계 주목을 받았다. 메타버시티는 학습 관리 시스템(LMS)을 구축한 메타버스 기반 교육 플랫폼이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AID 선도대학 육성을 발표하고, 30세 이상 ‘성인’이라는 교육 대상을 특정한 만큼 학회도 이에 맞춰 ‘AID 선도대학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문대학 역할을 확대할 방침이다. 학회는 지난 1월부터 ‘AID 선도대학 컨소시엄’ 구축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이에 본지는 지난 17일 본사 사옥(서울시 금천구 소재)에서 강문상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장, 김준호 동서울대 교수, 유수경 울산과학대 교수를 초청해 ‘전문대학 AID 컨소시엄 운영 및 정책 제언’을 주제로 특별 좌담회를 마련하고 AID 컨소시엄 운영 방향과 AI 활용 교육 현황, 한계를 짚어보고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해봤다.

■ 참석자
△강문상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장(인덕대 교수) △김준호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AI 분과 위원장(동서울대 교수) △유수경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연구 분과 위원장(울산과학대 교수)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

강문상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장(인덕대 교수)가 전문대학 AID 선도대학 컨소시엄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전문대학 AID 선도대학 컨소시엄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
교육부가 AID 선도대학 선정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전문대학들이 AID 선도대학 사업에 참여 확대를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는 보도가 나왔다. 컨소시엄 구성 이유와 앞으로 컨소시엄 운영 계획, 컨소시엄 운영 효과 등이 궁금하다.

강문상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회장
총 100개교가 AID 선도대학으로 지정된다. 우리나라 전체 대학 중 100개교만 선되는 만큼, AID 선도대학으로 지정되는 것은 대학에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전문대학이 참여할 수 있는 주요 사업으로는 ‘디지털 전환 중심 전문대학’ ‘AID 묶음강좌’ ‘MOOC 선도대학’ ‘매치업’ 사업 등이 있다. AID 선도대학 100 사업에서 전문대학은 최대 40개교 이상 선정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본 사업은 스킬 기반으로 교육이 진행돼야 한다. 또 교육 대상자도 성인학습자이기 때문에 일반대학보다 전문대학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전문대학 40개교 이상이 선정돼야 한다고 본다. 컨소시엄 참여 대학 규모는 최소 40개교, 재학생 4000명, 성인학습자 4000명을 목표로 한다. 총 8000명의 학습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학습은 학회가 구축한 메타버시티(Metaversity)에서 진행하고, 대면 수업은 지역별 대학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본 사업은 재학생 교육뿐만 아니라 성인학습자 교육도 포함한다는 점에서 더욱 복잡하다. 문제는 AI를 체계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교수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교수는 부족한데 AI 기술은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다양한 AI 툴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용 목적에 따라 일부 핵심 툴로 어느정도 정리되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기술 변화 속도에 개별 대학이 단독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성인학습자 교육은 학위 중심이 아니라 실무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스킬 기반 교육을 펼쳐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에서 기존 학위 중심 교육에 익숙하고, 실무형 교육 경험이 많지 않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학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 컨소시엄을 기반으로 각 대학이 보유한 교육 자원과 강점을 공유하고 AI·디지털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컨소시엄 내에서 교수진을 공동 활용하고, 최신 AI 트렌드와 교육 방법론을 교육과정에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 컨소시엄으로 교육을 진행하면 개별 대학이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AI 교육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고 효과적인 AI·디지털 교육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최용섭
AID 선도대학 컨소시엄을 (사)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중심으로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학회가 특별히 컨소시엄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있나?

강문상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는 AI 시대를 대응하기 위해 매 학기 자체 AI 연수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언제든지 AI 강의를 진행할 수 있는 10여 명의 교수진을 보유하고 있다. 교수진은 일반대학, 전문대학 교수로 구성돼 있다. 아울러 학회는 AI·디지털 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기업·기관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KT(AI 융합 교육 분야), 베어랩스(메타 한국 운영사),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한국교육정보화재단 등과 협업도 가능하다. AI·디지털 교육 인프라 구축을 위한 강한 네트워크도 갖추고 있다. 특히 지난 4년 동안 ‘메타버시티 컨소시엄’을 운영한 점도 강점이다. 메타버시티 컨소시엄에 매년 40개 이상의 대학이 참여해 세계 최초로 메타버스 기반 수업을 진행했다. 올해도 메타버시티에서 공동 수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러한 대규모 컨소시엄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AID 선도대학 컨소시엄도 원활하게 운영할 자신이 있다.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이 AID 선도대학 컨소시엄가 (사)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를 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이유를 묻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메타버시티 활용 방안

최용섭
메타버시티에서 컨소시엄 대학 간 공동 교육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인데, 구체적으로 메타버시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강문상
먼저 컨소시엄 참여 대학들의 의견을 수렴해 재학생과 성인학습자를 위한 AID 교육 과정과 공동 콘텐츠를 개발할 생각이다. 이렇게 개발된 콘텐츠를 학회가 운영하는 메타버시티에서 각 대학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메타버시티에서는 수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행사와 비교과 활동도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메타버스에서 수업을 진행한 만큼, 온라인 수업 진행에도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기본적인 수업은 메타버시티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대면수업은 지역별 컨소시엄 대학 가운데 대면 수업이 가능한 곳을 선정해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 경우 교수진이 해당 대학에서 직접 대면 강의를 진행하는 형태다. 이와 함께 컨소시엄 참여 대학은 재학생·성인학습자를 모집해 학회에 전달하고 학회가 이를 바탕으로 교육 과정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생각이다. 컨소시엄 운영에서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교직원 연수 프로그램 운영이다. 공동 콘텐츠로 교육뿐만 아니라 각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AID 교육을 운영할 수 있도록 교직원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학회는 이를 위해 컨소시엄 참여 대학 교직원을 대상으로 AID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각 대학이 독립적으로 AID 교육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김준호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AI 분과 위원장(동서울대 교수)이 구축한 AI 도구 추천 사이트. (사진=김준호 교수 제공)
김준호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AI 분과 위원장(동서울대 교수)이 구축한 AI 도구 추천 사이트. (사진=김준호 교수 제공)

#국내 AI 기술 수준과 관련 교육 현황

최용섭

메타버시티를 활용하는 건, 교육에 AI 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셈이다. 우리나라 AI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김준호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AI 분과 위원장(동서울대 교수)
우리나라 AI 기술 수준은 세계 6위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100점)과 중국(61.5점)에 이어 40.3점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AI 기술 수준은 2018년 세계 최고 수준 대비 81.6%에서 2022년 88.9%로 성장했는데 주요국 중 가장 빠른 발전 속도를 보이고 있다. 혁신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미국과 중국에 이어 특허 수도 가장 많다. 우리 정부는 국가 AI 컴퓨팅 센터 설립에 2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들도 2027년까지 AI 개발에 총 65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한민국의 AI 투자는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상당히 적은 편이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누적된 AI 투자액은 55억 달러다. 이는 미국(2489억 달러)의 약 2.2%, 중국(951억 달러)의 약 5.8%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 예산 측면에서도 한국의 AI 예산은 1조 8000억 원으로 미국(290억 달러)이나 중국(390억 달러)에 비해 현저히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AI 서비스와 경쟁해도 손색이 없는 국내 서비스들이 있다.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국내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때다. 2027년까지 세계 3대 AI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국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에 걸맞는 집중적인 투자가 실제로 이뤄져야 한다.

김준호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AI 분과 위원장(동서울대 교수)이 국내 AI 기술 수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김준호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AI 분과 위원장(동서울대 교수)이 국내 AI 기술 수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최용섭
최근 다양한 AI 툴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학생, 교수자가 활용하면 좋은 툴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린다.

김준호
개인적으로는 AI 검색엔진(퍼플렉시티, 젠스파크, 펠로, 라이너 등)이나 Deep Research와 같은 자료조사 도구와 논문번역, 요약·시각화 도구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강의 자료를 만들기 위한 이미지 생성, 동영상 생성 도구 등도 많이 활용한다. 다양한 도구가 많은데 본인이 무엇을 하고자 하느냐에 따라 선택하는 도구가 달라져야 한다. 중요한 건 한 가지 도구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보고서나 논문을 작성할 때 사용하는 도구가 10개 정도 된다. 강의자료나 강의 동영상을 만들려면 최소 5~6개의 도구가 필요하다. 어떤 도구를 활용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추천 도구 모음 사이트도 만들어놨다. 기존 서비스의 새로운 업데이트 소식이나 유용한 도구를 계속 소개하고 있다. 여러 도구를 많이 사용해야 한다. 그래야 어떤 과제가 주어졌을 때 무엇을 활용해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 판단 가능하다.

최용섭
학회의 메타버시티 구축을 주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 AI가 메타버시티에 연결되면 더욱 큰 시너지가 있을 것 같은데 메타버시티에서 이 효과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김준호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AI 분과 위원장(동서울대 교수)이 구축한 AI 도구 추천 사이트 QR코드. 
김준호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AI 분과 위원장(동서울대 교수)이 구축한 AI 도구 추천 사이트 QR코드. 

김준호
생성형 AI가 더욱 활성화되면 진정한 메타버스 시대가 올 것이다. 메타버시티를 구축하면서 가장 고생했던 부분이 가상 공간 모델링 작업이다. 3D 모델링은 디자이너가 해야 하는 작업인데, 작업 시간도 많이 걸리고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그런데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이제 누구나 3D 모델링을 할 수 있게 됐다. 그 수준도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 결과물로 자신만의 가상공간도 구축할 수 있다. 메타버시티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만든 결과물을 자신의 공간에 배치할 수 있다. 메타버시티에 구축한 LMS에서는 AI 관련 강좌들이 개설되고 있다. 학생들은 언제 어디서든 메타버시티에서 AI를 공부할 수 있고, 그 결과물을 메타버시티에 적용해 볼 수 있다. 다만, AI는 비용과 직결된다. API 사용에도 비용이 발생한다. 사용자들이 AI를 활용하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AI를 활용한 교수법

최용섭
교육 현장에서도 AI 활용 교육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렇다면 전문대학 교육 특히 직업교육에서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린다.

유수경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연구 분과 위원장(울산과학대 교수)
전문대학은 직업 교육과 실무 중심의 교육이 핵심이기 때문에, AI를 활용한 ‘실무-이론 통합형 학습 환경’ 구축이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이다. AI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을 기르도록 돕는 ‘실무 중심 교육 혁신 도구’로 활용될 때 교육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첫째, 산업 현장의 실무 사례를 AI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해야 한다. AI 기반 시뮬레이션으로 실제 산업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과 문제를 직접 경험하는 형태다. 학생들은 반복 실습으로 오류를 수정하고 실제 현장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변수를 미리 학습할 수 있다. 둘째, 산업체와 연계한 AI 기반 프로젝트 학습이다. 학생들이 AI를 활용해 실제 기업에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셋째, 취업 준비와 경력 개발을 위한 AI 코칭 시스템도 도입해야 한다. AI는 학생 개인의 역량과 관심사를 분석해 맞춤형 경력 경로를 제시하고, 이력서 작성부터 면접 준비까지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넷째, 교수자를 위한 AI 교육 지원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교수자들이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AI가 강의 자료 제작, 과제 평가, 맞춤형 피드백 제공 등의 반복적 업무를 지원하면, 교수자들은 학생들과 교류를 확대할 수 있고 실습 지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 AI가 교수자의 역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있는 교육을 가능하게 만드는 조력자가 되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졸업 후에도 지속적인 학습을 지원하는 AI 기반 평생학습 플랫폼도 구축해야 한다. 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졸업생들이 실무에서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필수적인 시대가 됐다. AI를 활용한 맞춤형 학습 콘텐츠 제공, 직무별 최신 기술 트렌드 분석, 기업 연계형 온디맨드 교육 과정 등을 바탕으로 전문대학이 졸업생의 커리어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 허브로 역할을 확장할 수 있다.

유수경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연구 분과 위원장(울산과학대 교수)이 실제 교육 현장에서 AI 도입 현황과 운영 한계점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교육에서 AI 도입의 한계점

최용섭
AI를 수업에 도입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유수경
가장 큰 어려움은 교수자들이 AI 활용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AI가 교육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지만, 교수자들이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더욱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교수자 대상의 AI 활용 연수와 실습 중심 교육 프로그램이 필수다. 실제 수업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실습 중심의 연수를 진행해야 한다. 특히 전공별 AI 활용 사례를 공유해 각 학문 분야에서 어떻게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접근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교수자들이 AI 활용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도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지원이 병행된다면, 교수자들이 AI를 더 효과적으로 교육에 접목할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에게 더 혁신적이고 개인화된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국내 대학들이 AI 기반 학습분석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반 데이터 축적과 시스템 정착 과정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기술이 실질적인 교육 효과로 이어지려면, 초기 데이터 수집과 분석의 정밀도를 높이고, 교수자들이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적인 연수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김준호
수업에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것은 지금도 가능하다. 다만 비용 부담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해서 수업을 진행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 부분에 대한 정책적인 접근, 지원이 필요하다. 콘텐츠 제작하는 학과 교수님들은 생성형 AI를 많이 사용하는데 3~4개월 사용하는 데 10만 원 가량의 지출이 생기기 때문에 학생들 입장에서 부담이 될 것이다. 실제로 강의평가에 AI 도구 사용을 위한 비용이 부담된다고 쓰기도 한다. 과거에 실습 기자재를 살 때 지원이 나온 것처럼, 지금은 학생들이 AI 도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교수자들의 AI 도구 사용 학습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어떤 도구를 활용하면 효과적인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해야 한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처럼 다양한 AI 도구를 활용할 수 있어야 효과적인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캡스톤 디자인 과목 같은 경우에는 아이디어 발굴, 자료조사, 실행,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에 모두 AI 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

#AI 활용 교육 전망

최용섭
AI가 교육에 도입된다면 기존에 어떤 교육 툴보다 강력하게 작용될 것 같은데, AI가 교육을 어떻게 변화 시킬 것이라 생각하는가.

유수경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교육 동반자’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 우리는 교육을 지식 전달 중심으로 운영했지만, 이제 AI를 활용해 교육이 개인화되고 능동적인 과정으로 변화하고 있다. AI는 교수자와 학습자 모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며, 교육의 패러다임을 혁신하는 핵심 동력이 됐다. AI 기반 교육은 앞으로 더욱 인간 중심적(Human-Centered AI)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AI는 단순한 자동화 기술이 아니라, 학생들이 더 창의적이고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구로 진화할 것이다.

우선 AI 기반 하이브리드 러닝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이 AI를 바탕으로 더욱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학생 개인의 학습 패턴을 분석해 최적화된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AI가 학습자의 감정을 분석하여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중요해질 것이다. 최근 교육 연구에서도 학습 과정에서 감정이 미치는 영향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집중력, 동기 부여, 학습 지속성 등은 단순한 학습 환경이 아니라, 학습자가 어떤 정서적 상태에서 학습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이는 결국 우리가 학습의 본질로 다시 돌아가야 함을 의미한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라 감정을 가진 존재이며, 학습이 가장 효과적으로 이뤄지는 환경은 감정적으로 안전하고, 동기 부여가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이다. 앞으로 AI가 학생들의 감정 상태를 인식하고, 학습 강도를 조절하며, 개별적인 동기 부여를 지원하는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와 함께 산업 연계형 AI 교육도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기반 직무 교육이 확대되면서 대학과 산업체 간 협업이 강화되고, 실무 중심의 AI 활용 능력을 기르는 과정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동시에 AI 윤리 기준이 강화될 필요도 있다. 데이터 보호와 AI 윤리 교육이 필수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결국 AI는 교육을 더 인간답게 만들고, 학생들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도구가 될 것이다. AI가 교육 현장에 깊숙하게 들어올수록 우리는 기술이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의 본질을 더욱 강조해야 한다. AI는 학습의 동반자이자 보조 도구일 뿐이며,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학습자의 감정, 동기, 그리고 인간적인 소통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AI를 단순히 활용하는 것을 넘어, AI와 함께 성장하는 교육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AI 시대에도 교육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는 학습의 근본적인 요소로 다시 돌아가, 감정과 인간적 교류를 중심으로 한 학습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AI를 활용해야 한다.

강문상
AI 활용 교육 전망만큼 전문대학 학생들의 미래도 밝다. 특히 AID 교육으로 IT·제조·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으로 취업할 기회가 확대될 것이다. AI로 인해 전문대학과 일반대학의 학력 격차가 좁혀졌다고 생각한다. 일반대학이 이론 중심의 교육을 해왔다면 전문대학은 기술 중심, 현장 중심의 교육을 해왔다. 역량 기반 교육보다 기술 중심 교육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AI의 발명으로 전문대학 졸업생들의 일자리가 줄었다는 의견이 많은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AI로 생겨나는 일자리가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가운데 전문대학 졸업생들의 진출 분야가 생산, 제조 분야를 넘어 연구·개발의 영역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AID 선도대학 성공 위한 정책 제언

최용섭
AID 선도대학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강문상
첫 번째는 양질의 콘텐츠 개발과 유지다. 재학생과 성인학습자 요구에 따른 적절한 AI 모델을 정하고 이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 그리고 AI 발전 수준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이 속도에 맞춰 적절하게 콘텐츠 내용도 보완·발전해야 한다. 기존에 학기 단위의 교육 운영에서 수시 점검을 기반으로 한 운영이 필수다. 두 번째는 기업과의 협력이다. 기업의 AI 요구수준을 시의적절하게 파악해 교육 콘텐츠에 반영해야 한다. AID 선도대학의 가장 큰 목적은 30세 이상 재직자의 업스킬링(up-skilling), 리스킬링(re-skilling)이다. 재학생은 취업 후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AI 활용 능력을 키우는 ‘AI 리터러시 교육’을 받아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AID 선도대학으로 선정 된 후 질적 수준을 유지할수 있는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대학은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에 맞춰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미슈렝가이드와 같이 유명 음식점을 매년 선정해 그 질을 유지시키듯, 정부도 매년 엄격한 관리로 선도대학 선정과 유지가 필요하다.

유수경
AI는 전문대학이 직업 교육의 본질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AI를 단순히 교육에 접목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산업에서 요구하는 역량과 연결해 학생들이 실질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 대학과 산업체가 긴밀하게 협력해 AI 활용 모델을 정교하게 구축해야 한다. 또 교수자와 학생 모두가 AI를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AI를 도입하는 것 자체가 교육 혁신이 아니다. AI를 어떻게 활용해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실질적인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만들 것인가가 핵심이다. AI가 교육의 변화를 이끄는 도구라면, 교수자는 변화 방향을 설정하는 가이드 역할을 맡아야 한다. 저는 전문대학이 이러한 AI 기반 학습 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인재 양성 기관으로 더욱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 강문상 회장은…
서강대에서 전자공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인덕대에서 교무처장, 산학처장, 특성화 사업 단장 등 교내 주요 보직을 거쳤으며 현재 메카트로닉스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난해 8월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 밖에도 글로컬대학위원회 자문위원, 한국사학진흥재단 재정진단 위원,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전문대학 RISE 지원단 전문위원, 아시아교육협회 선임연구원 등을 지내고 있다.

■ 김준호 위원장은…
동서울대 전기공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메타버스 교육센터 책임교수, 드론창의융복합트랙 책임교수, 산학혁신책임교수를 맡고 있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에서 메타버시티 구축 프로젝트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이 밖에도 경기 테크노파크 기술닥터위원,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 평가위원, 중소기업기술개발 지원사업 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유수경 위원장은…
울산과학대 유아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에서 연구위원장을 맡고 있다. 또 한국열린유아교육학회·한국영유아교원교육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울산과학대 교수학습지원센터장을 지냈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커리어포트폴리오를 활용한 예비유아교사 전문성 강화 프로그램 개발 및 적용’ 등 여러 연구에 연구책임자로 참여했다.

Copyright ⓒ 한국대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