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섰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는 이제 관세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31조 원(210억 달러)을 쏟아붓는다. 정의선 회장은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자동차 생산을 포함해 부품, 철강, 미래 에너지 산업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다.
이번 투자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는 이제 관세 대상이 아니다”라며 공개적으로 환영 메시지를 던졌다. 특히 미국 내 생산 확대가 ‘관세 회피의 길’임을 강조해 글로벌 기업들의 미국 투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핵심은 ‘현지화’로 제철소까지 직접 짓는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생산에 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 분야에 61억 달러, 미래 산업과 에너지 분야에 63억 달러를 투자한다.
가장 주목되는 건 루이지애나에 새로 짓는 제철소다. 연간 270만 톤을 생산하는 저탄소 강판 전기로 제철소로, 미국 내에서 생산한 철강이 곧 현대차 생산차량에 사용된다. 이로써 차량 공급망의 핵심인 철강부터 부품, 완성차까지 모두 미국 내에서 순환하는 구조를 갖추게 된다.
“관세 피하고 싶으면 미국에서 만들라” 트럼프의 메시지는 한국 기업에 직격탄이 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생산 제품에는 관세가 없다. 현대차의 투자는 관세 정책이 효과적이라는 증거”라고 밝혔다. 그는 “이제는 미국 진출을 주저하던 기업들까지 공장 짓기에 나서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트럼프가 예고한 ‘상호관세’ 정책이 다음 달 발표를 앞두고 있어, 현대차의 이번 투자는 사실상 선제 대응 성격도 강하다. 한국을 포함한 무역흑자국에는 고율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돼 한국 기업들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이번 투자에는 미래차와 에너지 산업도 포함됐다. 현대차는 미국산 LNG 30억 달러어치를 구매하고, 자율주행·로봇·AI·도심항공교통(AAM) 기술 분야에서도 미국 유수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슈퍼널 등 계열사를 통해 현지 사업화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정 회장은 트럼프에게 현대차 제조시설 방문을 요청했고, 트럼프는 “현대차는 훌륭한 기업”이라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현대차의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연 20만 대 증산이 예정돼 있으며, 미국 내 총 생산능력은 12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미 수출보다 대미 생산이 더 중요한 시대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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